스카치위스키[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위스키의 본산'으로 통하는 스코틀랜드 양조 업계가 고전하고 있습니다.

스카치위스키에 대한 수요가 예전 같지 않은 데다 트럼프발 무역전쟁 불확실성까지 덮치면서 공급 과잉이 빚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23일 보도했습니다.

FT는 현재 상황이 1980년대 공급 과잉 사태인 '위스키 호수'(whisky loch)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며 일자리 감축, 양조장 폐쇄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FT에 따르면 수십 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전 세계 위스키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판매 감소를 겪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판매가 2.5% 줄어 3년째 감소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가 스코틀랜드 위스키 산업에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미국 내 스카치위스키 판매는 올해 1~9월 전년 동기와 비교해 6% 줄었습니다.

주류 데이터 제공업체 IWSR에 따르면 이는 불과 5년 전 스카치위스키가 미국에서 전년 대비 4%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과 대조를 이룹니다.

공급 과잉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업체는 생산을 중단하거나 줄였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주류회사 디아지오는 "현재 수요에 대응해 (생산) 능력을 조정하기 위해" 일부 위스키 양조장의 생산을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디아지오는 일부 양조장의 가동일을 주 7일에서 5일로 줄였으며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의 일부 양조장 등에서는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케이트 포브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부수반은 생산 감축이 농촌 경제에 지나치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면서 고용 등 스코틀랜드 경제의 주요 기반인 위스키 산업에 대한 미국 관세의 재앙적인 영향을 경고했다고 FT는 보도했습니다.

포브스 부수반은 디아지오 소유의 양조장들에 대해 "주로 미국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생산을 상당히 줄였다"고 했습니다.

또 "이는 장기 투자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들은 미국 관세 협상 결과를 기다리며 사실상 확장 계획을 보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간 무역 협상이 진전될 때까지 위스키를 포함한 영국산 제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부터 수입품에 부과한 10% 기본 관세가 계속 적용된다고 FT는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를 잡고자 지난달 소고기, 커피 등에 대한 상호 관세를 면제했지만, 주류는 이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스카치위스키협회는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10% 관세로 인해 업계가 매달 약 2천만 파운드(약 390억 원)에 달하는 판매 손실을 겪고 일자리가 1천 개 이상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팔리지 않은 위스키 재고를 보관하고자 일부 업체는 저장 시설을 늘리고 있습니다.

위스키 업체 '인터내셔널 베버리지'는 지난 5월 6만 통을 보관할 수 있는 6개 신규 창고 확보에 700만 파운드(약 138억 원)를 투입했습니다.

IWSR에 따르면 스카치위스키 시장이 2030년쯤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는 신규 시장 확장을 가정한 전망입니다.

미국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변수 때문에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FT는 전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장효인(hijang@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