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윈저성 국빈 만찬에 참석한 찰스 3세 부부와 트럼프 부부[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찰스 3세가 내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현지시간 26일 보도했습니다.

한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영국과 미국 간 고위급 협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찰스 3세가 내년 4월 미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계획이 성사되면 엘리자베스 여왕이 지난 2007년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미한 이후 19년 만에 이뤄지는 영국 군주의 미국 방문이 됩니다.

찰스 3세의 방미는 미국 독립 250주년에 맞춰 추진되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독립 200주년인 1976년에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미국을 방문해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마련한 국빈 만찬 행사에 참석한 바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영국 왕실에 각별한 호감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찰스 3세의 방미를 '매력 공세'(charm offensive)의 기회로 여기고 양국 간 무역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 작용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더타임스는 진단했습니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세계 각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면서 무역 전쟁을 시작하고 나서 영국은 주요국보다 이른 5월 미국과 무역 합의를 일단 도출한 바 있습니다.

양국 간 합의는 영국이 소고기, 에탄올, 농산물 등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촉진하는 노력을 하기로 한 대신 미국이 영국산 제품에 대한 일부 관세를 낮춘다는 내용이 골자였습니다.

하지만 세부 이행 방안을 놓고 최근 들어 양국 간 마찰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민감한 농산물 등 분야에서 영국이 비관세 장벽 해소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다면서 최근 미국 IT 기업들이 영국에 총 310억 파운드(약 59조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기술 번영 합의'(TPD) 이행 중단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정부는 찰스 3세의 방미가 미국과의 무역 갈등을 해소하고 무역 합의를 서명 단계까지 진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더타임스는 "총리실은 이를 트럼프가 서명하는 전면적 무역 합의를 얻어낼 인센티브로 활용하기를 희망한다"며 "런던에서는 내년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새해 상반기까지 합의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왕실에 각별한 호감을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찰스 3세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도 큰 만족감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만찬 연설에서 "진정으로 내 인생 최고의 영예 중 하나"라며 "국왕과 영국에 수십년간 큰 존경심을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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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원(nanju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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