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의회가 현지 시간 29일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해 외교적 면책특권을 공식적으로 박탈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이는 유엔 산하 기구의 면책특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이례적 조치입니다.

이스라엘은 최근 수년간 UNRWA와 갈등을 빚은 데 이어 이날 공식적으로 UNRWA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앞서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자국을 기습공격하는데 UNRWA 직원 일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은 UNRWA 직원의 10% 이상이 하마스 또는 다른 무장 집단의 일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특별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후 이스라엘은 지난해 점령지 내 UNRWA의 활동을 금지했고, UNRWA 직원에게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로 이동할 수 있는 신규 비자를 발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스라엘은 UNRWA가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주장하는 ‘이스라엘로 돌아갈 권리’를 묵인하며 계속해서 지역 갈등을 일으킨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반면 UNRWA 측은 이스라엘이 명확한 근거 없이 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49년에 설립된 UNRWA는 이스라엘 건국을 둘러싼 전쟁으로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인과 그 후손들을 지원하는 기구입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후 가자지구의 인도적 위기에 대응해 식량 및 의약품 등을 공급했으며, 150만명 이상을 난민으로 등록했습니다.

지난 10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이스라엘 정부에 가자지구에서 UNRWA의 업무를 방해하지 말라고 명령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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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