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국가인 말리와 부르키나파소가 미국의 자국민 입국 금지에 맞서 미국인에게는 나라 빗장을 걸어 잠그기로 했습니다.

이들 두 나라는 현지시간 30일 각각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습니다.

말리 외교부는 이날 성명에서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말리 정부는 미국이 말리 국민에게 부과한 것과 같은 조건을 미국민에게 적용하며, 이는 즉시 효력을 발효함을 대내외에 알린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미국이 자국민 입국 금지 이유로 든 안전 문제 등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비난했습니다.

부르키나파소 외교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비슷한 이유를 들어 미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를 공식화했습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16일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남수단, 시리아 등 5개국 국민에 대해 전면 입국 금지를, 나이지리아·세네갈·탄자니아 등 15개국 국민에 대한 부분 입국 제한을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테러 공격을 의도하거나 국가 안보·공공 안전을 위협하며 증오 범죄를 선동하거나 악의적 목적으로 이민 제도를 악용하려는 외국인으로부터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며 입국 제한 조치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니제르와 함께 서아프리카 사헬(사하라 사막 남쪽 주변) 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모두 2020년대 초반 쿠데타를 통해 군정이 들어섰습니다.

세 나라는 지난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탈퇴를 선언하고 '사헬국가연합'을 창설했으며, 올해 9월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동반 탈퇴를 선언하는 등 공동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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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