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기 너머로 보이는 미국 성조기[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런던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현지시간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습을 진행하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하자 양국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지난 27년간 '석유'를 두고 이어진 미국과 '반미·좌파' 베네수엘라 정권 간 악연이 폭발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베네수엘라는 1999년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반미' 성향으로 돌아섰습니다.

국부 유출과 빈부 격차에 분노한 민심을 업고 집권한 차베스 전 대통령은 당시 베네수엘라에 대거 진출해 있던 미국 기업의 자산을 몰수하고 석유 산업 국유화를 단행했습니다.

석유 수익을 빈민 구제 등 포퓰리즘 정책에 쏟아부은 겁니다.

특히 베네수엘라 좌파 정부의 미국 혐오는 2006년에 노골적으로 드러났는데, 차베스 전 대통령은 당시 유엔총회 연설에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 "어제 이곳에 악마가 왔다 갔는데 연단에서 아직도 유황 냄새가 난다"고 맹비난했습니다.

2009년에도 베네수엘라 전 정상은 당시 노벨 평화상을 받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그가 받은 것은 노벨 전쟁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2013년 차베스 사후 '후계자' 마두로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자, 양국 관계는 빠르게 악화 일로를 걸었습니다.

저유가와 실정으로 베네수엘라 경제가 파탄에 빠지는 와중에, 미국은 인권탄압을 이유로 마두로 정부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쿠바와 국교를 정상화하면서도 베네수엘라를 '국가 안보에 대한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고립 전략을 펼쳤고, 베네수엘라 주민들은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식량난에 미 제재까지 겹치자, 미국과 중남미 주변국으로 잇따라 탈출했습니다.

양국 대립은 트럼프 1기 정부 들어 심화했습니다.

2019년 부정선거 의혹으로 미국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PDVSA) 자산을 동결하고 원유 수출을 전면 차단했고, 당시 국회를 이끌던 야권의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를 이끌면서 '한 지붕 두 대통령 체제'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후,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밀매 카르텔 우두머리로 규정한 데 이어 마약 운반선으로 판단한 선박을 타격해 100여 명을 숨지게 하고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을 나포했습니다.

이러한 악연의 역사 끝에, 미국은 현지시간 3일 새벽 카라카스를 비롯한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과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를 단행했습니다.

다만 향후 베네수엘라 내부 정권의 향배와 양국 간 갈등 조정은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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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별(good_st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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