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석유시설[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내쫓고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재건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을 실행하는 데 1천억 달러(약 144조 7천억 원)에 달하는 비용과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5일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석유 부활 계획은 1천억 달러 도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같은 분석을 전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량을 정점을 찍었던 1970년대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미국의 주요 석유 회사인 셰브론, 엑손모빌, 코노코필립스 등 기업들이 향후 10년간 매년 약 100억 달러(약 14조 5천억 원)씩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 라이스대 베이커 공공정책연구소의 프란시스코 모날디 라틴아메리카 에너지 정책국장이 추산했습니다.

그는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이) 더 빠르게 회복하려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자체 분석에 따르면 확인된 원유 매장량만 3천억 배럴이 넘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의 12년 재임 기간 원유 생산량이 급감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습니다.

1974년 약 400만 배럴에 이르렀던 베네수엘라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현재 100만 배럴로 크게 줄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도 지난 수년간의 부패와 투자 부족, 화재, 절도 등으로 인해 망가진 상태라고 블룸버그는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뒤 미국 기업들이 현지 원유 채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과도한 낙관론이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습니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의 전직 매니저인 리노 카리요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기업들이 실제로 베네수엘라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려면 새 의회가 들어서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 벌어지는 상황은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석유 산업 인프라의 복구에도 난관이 큽니다.

베네수엘라 수출항은 설비가 너무 낡아 유조선에 원유를 선적하는 데만 5일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7년 전만 해도 하루면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5천억 배럴의 원유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베네수엘라 오리노코 분지 지역은 인프라 붕괴의 실상을 보여주는 예라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시추 현장은 원유가 유출되는 등 방치돼 있고 시추 설비는 대낮에 약탈당해 부품이 암시장에 팔려나가는 실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하 송유관 상태도 처참합니다.

누출·폭발·화재 사고가 다반사고, 국영 석유 회사가 설비를 뜯어내 이를 고철로 팔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있는 미국 석유 회사는 셰브론이 유일합니다.

셰브론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특별 허가를 받아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셰브론의 현지 원유 생산량은 베네수엘라 전체 원유 생산량의 약 25%를 차지합니다.

셰브론 외에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의 재건에 참여할 수 있는 주요 기업으로는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가 꼽힙니다.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는 2000년대 중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 사업 자산을 국유화하자 베네수엘라에서 철수했습니다.

석유 회사들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안정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재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실질적으로 베네수엘라를 이끌고 있지만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와 해상 봉쇄를 하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클레이턴 시글 선임연구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석유 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위해 기존 계획과 제안서는 업데이트하겠지만, 근본적인 정치 안정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투자 확약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제 유가가 공급 과잉으로 근 5년 내 최저 수준을 오가는 것도 변수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베네수엘라에 투자할 동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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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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