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에드문도 곤살레스(좌측)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AFP=연합뉴스 자료사진][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축출되면서 집권 희망을 품던 베네수엘라 야권이 당혹해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두로 이후 베네수엘라의 국정 중심축을 야권이 아닌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 체제로 편성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현지시간 6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소식에 야권 인사들 사이에서 억누를 수 없는 환호가 터져 나왔지만 오래가지는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전직 장관이자 야권 지지자인 리카르도 아우스만은 "(미국의) 군사 전략은 아주 훌륭했다"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보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집권 희망을 박살 낸 데 대해 "깜짝 놀랐다. 내가 들은 것을 믿을 수 없었다"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구상을 "정말 기이하다"라고 평가하면서 '포스트 마두로'의 베네수엘라가 "불법 지도자(로드리게스 부통령)의 통제 아래 법적, 정치적 진공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차도는 미국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며 노벨상을 나누고 싶다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차도나 재작년 대선 출마자인 에드문도 곤살레스를 지지하지 않기로 한 데 대한 실망감이 베네수엘라 야권에 퍼져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밀데 미국 툴레인대 교수는 이런 상황을 가리켜 "마술적 사실주의처럼 보인다"라면서 "트럼프가 민주주의를 신경 쓰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야권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위한 추가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있습니다.

마차도와 가까운 야권 인사 페드로 부렐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권 배신 관측을 부인하면서 "트럼프는 마차도와 곤살레스의 집권과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복원을 돕는 데 200% 매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고래도 한 번에 한 입만 먹을 수 있다"라며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미국의 작전이 체포 후에도 단계별로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마차도의 소속 정당 '벤테 베네수엘라'의 국제 조직을 이끄는 페드로 안토니오 데 멘돈카 역시 "베네수엘라의 민주화를 향한 정치적 변화가 이미 시작돼 진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데 멘돈카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로드리게스 부통령 정부를 겨냥해 "누가 배신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정권 내에서 커다란 불신과 반목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야당 인사들의 이런 낙관적인 기대에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남미 전문가 크리스토퍼 사바티니는 "야권 지도자들은 이번 국면에서 최대한 좋은 인상을 주고 더 큰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믿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그러나 이 모든 기저에는 깊은 실망감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야권의 희망 중 하나는 미국이 멀지 않은 시기에 선거를 다시 치르도록 압박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0일 내 대선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다만 국외 망명 중인 또 다른 야권 지도자 프레디 게바라는 마두로의 축출이 독재 정권의 완전한 종말이 아닌 "종말의 시작"이라면서, 마두로가 있을 때보다는 "자유를 얻기 위한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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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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