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그린란드 미 영사관 앞에서 벌어진 주민들의 항의시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내비치자, 그린란드 주민들은 두려움과 분노를 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7일 영국 BBC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위협에 그린란드 주민들이 느끼고 있는 심정을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그린란드 병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커지기 시작한 그린란드 주민들의 두려움과 분노는 최근 미국이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압송하면서부터 더 구체화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 사용까지 배제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주민 미아 켐니츠는 "우리는 팔려고 내놓은 물건이 아니다. 그린란드인들은 미국인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말로 그린란드 주민들의 심정을 대변했습니다.
그린란드 신문 세르미치아크의 마사나 에게데 편집장은 "그린란드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가볍게 받아들일 사안이 아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린란드 기업인 협회의 임원 크리스티안 켈드센은 지난해 뉴욕과 그린란드 직항편이 개설된 것을 언급하며 미국과 그린란드의 사업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를 점령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린란드 주민들은 최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이 그린란드와 덴마크에 연대를 표명하는 공동 성명을 낸 데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면서도, 그 의미에 대해서는 의구심도 보였습니다.
켐니츠는 그에 따른 결과와 행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미국에는 (성명이)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그린란드인으로서, 우리 동맹국들에 우리가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그들이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얼마나 나아갈 수 있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린란드 주민들은 대체로 덴마크로부터의 최종적인 독립을 지지하면서 미국에 속하는 것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다만 일부 주민들은 수백 년간 덴마크에 점령됐다 현재는 자치령으로 남은 그린란드의 역사를 떠올리며 미국의 병합 가능성에 동요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북서부 카나크에 사는 이누이트 사냥꾼 알레카치아크 피어리는 "한 주인에서 다른 주인으로, 한 점령군에서 다른 점령군으로 바뀌는 것뿐"이라면서 "우리는 덴마크의 식민지로, 이미 덴마크 정부 아래서 많은 것을 잃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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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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