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평화위원회 출범식서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제공][로이터=연합뉴스 제공]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새 국제기구인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에 '심각한 의문'이 든다면서 사실상 정면으로 집단 반기를 들었습니다.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현지시간 22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를 마치고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활동 범위, 의사결정 체계(거버넌스), 유엔 헌장과의 정합성 등 평화위원회 헌장에 포함된 여러 요소에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위원회를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갖고 참여를 주저하는 유럽 주요국들의 의심스러운 시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당초 평화위원회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재건을 마칠 때까지 이 지역을 통치할 최고 의사 결정 기구로 추진됐지만, 사실상 세계 모든 국제 분쟁에 관여할 수 있는 '유엔 대체 기구' 성격을 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코스타 상임의장은 원래 취지대로 평화위원회가 가자 지구에 국한해 활동한다면 EU 각국이 참여할 수 있다고 제한적인 협력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평화위원회가 과도 행정기구로서 임무를 수행하는 가운데 가자를 위한 포괄적 평화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U 회원국 대부분은 평화위원회 참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거나 참여를 유보하고 있습니다.

각국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참여 의사를 확실하게 밝힌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26개국입니다.

알바니아, 아르헨티나,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바레인, 벨라루스, 불가리아, 이집트, 헝가리, 인도네시아, 이스라엘, 요르단, 카자흐스탄, 코소보, 쿠웨이트, 몽골, 모로코, 파키스탄, 파라과이,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이 포함됩니다.

프랑스는 평화위원회의 헌장이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자국 지위와 양립할 수 없다면서 선명한 반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이 기구 참여 초청을 거절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핵심 우방 영국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초청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평화위원회 가입을 유보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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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경(highje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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