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금융감독원이 예상보다 광범위한 영역까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직무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나서면서 금융위원회와의 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최근 금융위에 '특사경 활용도 제고 방안'을 제출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부상했습니다.

금융위는 즉각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데, 금감원 제안 상당수에 '근거나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쪽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금감원이 기존에 추진해온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와 민생 특사경 도입을 넘어, 회계감리와 금융회사 검사 영역까지 직무 범위 확대 필요성을 제기한 데 금융위는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금감원은 금융 전문성을 바탕으로 수사 업무를 담당할 경우 시너지가 클 것이라며 불공정거래 조사·민생범죄 대응뿐 아니라 검사·회계감리 영역에서도 특사경 도입의 실익이 크다고 보고한 상태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금융회사 검사 및 회계감리의 목적부터 따져보고 있지만, 수사로 전환할 명분이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금감원은 특사경 범위 확대와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 부여를 추진하는 데 공권력 남용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관건으로 보고 자체적으로 구체적인 통제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금융위 수사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와는 별개로 금감원 인지수사 착수를 결정할 심의위를 금감원 산하에 두는 안을 검토중입니다.

위원장은 금감원 공시조사 부원장보가 맡되 중립성을 위해 금융위 심의위 위원을 포함해 양 기관의 인원 비율이 최소 동수가 되도록 구성하고, 법률자문관 등 외부위원도 포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지수사 상황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에 대면 보고하되, 수사 착수 시 보고를 거치면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사후에 결과를 보고하는 방식을 보고 있습니다.

금감원 조사국의 기획조사 사건만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는 내용 등을 세칙에 명시해 인지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영장주의 회피 우려를 잠재우고자 수사 전환 이전까지 조사·수사부서 간 정보교류는 차단하는 내용도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편,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이 특사경 확대와 관련,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금융당국 조직개편안을 추진하며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을 개편안에 포함했습니다.

조만간 열릴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앞두고 금감원 특사경 권한 확대와 통제 문제가 재부각되자 일각에서는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힘이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금감원은 공공기관에 지정되면 금융위 통제에 재경부 평가까지 더해져 독립성이 약화할 것이라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금융위로서도 자신들의 산하 기관인 금감원 예산·인력에 재경부 입김이 강해지는 공공기관 지정에는 그간 부정적 입장이었으나, 최근 금감원 권한이 상당해진 상황에 맞춰 기존과 다른 입장을 보일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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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준(june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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