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국내 최대 완성차업체인 현대차가 미국의 자동차 관세로 지난해에만 4조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25%로 재인상하겠다고 엄포하면서 올해 현대차의 경영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대차는 작년에 이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계속 가동하는 한편, 친환경차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방어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현대차·기아 관세 비용 7조2천억원
현대차는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11조4,679억원으로 전년보다 19.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매출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186조2,545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관세 여파로 수익성은 크게 뒷걸음질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1.7% 감소한 10조3,648억원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 요인을 살펴보면 관세 비용이 4조1,100억원으로 실적 악화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믹스·인센티브 효과(-2조1,890억원), 물량(-3,700억원) 등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관세 비용은 영업이익 증가 요인인 환율(1조7,490억원)을 비롯해 금융(3,690억원), 기타(1조7,800억원) 등의 총합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고환율 상황은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분석되는데 올해는 관세 직격탄으로 고환율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못한 것입니다.
어제(28일) 발표된 기아 실적과 합산하면 현대차·기아의 관세 비용은 약 7조2천억원에 달합니다.
현대차·기아는 합산 매출 300조3,954억원으로 매출 300조 시대를 열었으나 합산 영업이익(20조5,460억원)은 20조원대를 간신히 방어했습니다.
현대차는 작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컨틴전시 플랜'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판단하고 올해도 이를 유지해나간다는 구상입니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작년 4분기에는 관세 25%가 적용된 재고가 판매됐기 때문에 (15%로의) 인하 효과가 제한적이었지만,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한 덕분에 관세의 부정적인 영향을 약 60% 만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탄력적인 가격·인센티브 책정, 재료비·가공비 절감, 부품 현지화 검토와 같은 대응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수익성 악화를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트럼프, 자동차 관세 재인상 경고…수익성 개선에 고삐
올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인상 언급으로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한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보입니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관세 대응을 위한 북미 현지화 투자를 포함해 설비투자를 32% 늘린 9조원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본부장은 "올해 줄인 비용을 토대로 내년 경영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올해 관세 효과는 작년의 4.1조원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예측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아울러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HEV)를 비롯한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연간 가이던스(예상 전망)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HEV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호조 효과가 크다고 현대차는 분석했습니다.
당시 가이던스는 전년 대비 연간 매출액 성장률 5.0∼6.0%, 영업이익률 6.0∼7.0%였습니다.
지난해 현대차의 글로벌 도매 판매량은 413만8천대인 가운데 SUV 판매량이 61.8%(254만7천대)를 차지했습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0% 증가한 96만1,812대로 전기차 27만5,669대, 하이브리드차 63만4,990대가 판매됐습니다.
특히 미국 도매 판매량은 다변화한 SUV 라인업과 HE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제네시스 비중(8.9%), HEV 비중(22.6%) 모두 역대 최대치입니다.
현대차는 "대내외 복합적인 경영 리스크에 대한 냉철한 분석과 근원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치밀한 내부 진단 및 과감한 혁신으로 지속적인 성장 모멘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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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솔(since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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