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그래미 시상식에서 드레스에 'ICE 아웃' 배지를 단 켈라니[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 무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이민 단속과 그로 인한 총격 사망 사건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현지시간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뮤지카 어바나 앨범'(Musica Urbana Album) 부문 상을 받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는 무대에 올라 수상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아이스(ICE) 아웃"이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배드 버니는 기립박수로 화답하는 참석자들을 향해 "우리는 야만인이나 동물, 외계인(alien·미국에서 불법체류자를 지칭하는 단어)이 아니라 인간이자 미국인이다"라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그는 또 증오보다는 사랑의 감정에 집중할 것을 독려하면서 "증오보다 강력한 유일한 것은 바로 사랑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배드 버니는 스페인어 노래로 라틴계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입니다.

그는 오는 8일 열리는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자로 선정됐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 경기에 이민 단속 요원들을 대거 투입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날 그래미 시상식 주요 부문 중 하나인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 상을 받은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도 'ICE 아웃' 배지를 옷에 달고 무대에 올라 "빼앗긴 땅 위에 불법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고 외쳤습니다.

미국이 처음부터 이민자의 나라임을 강조한 발언입니다.

아일리시는 이어 "지금 이 시점에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기가 정말 어렵다"라며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내고 저항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는 정말로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신인상을 받은 자메이카계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은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나는 오늘 이 자리에 한 이민자의 손녀로 서 있다"라며 "나는 (조부모님의) 용기가 만들어낸 결실이며,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마땅히 찬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가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라틴 팝의 여왕'으로 불리는 쿠바 출신 가수 글로리아 에스테판은 이날 본 시상식 전에 열린 사전 행사에서 라틴 앨범 부문 상을 받은 뒤 "모든 사람이 여기에 있고 싶어 하는 이유인 민주주의 원칙의 핵심을 소중히 간직하고 지켜내야 한다"라며 "우리 정부가 인간성에 대한 우리의 간청을 들어주길 바란다. 그것이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켈라니도 알앤비(R&B) 노래·퍼포먼스 부문에서 수상한 뒤 "함께하면 우리는 더 강해진다.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부당함에 맞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말한 뒤 ICE를 향해 욕설을 외쳤습니다.

가수 겸 래퍼 샤부지는 컨트리 듀오 퍼포먼스 부문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나이지리아 출신 1세대 이민자인 어머니에게 감사를 표한 뒤 "이민자들이 이 나라를 건설했다. 이 상은 그분들과 모든 이민자 자녀를 위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날 행사장에는 많은 음악인이 'ICE 아웃' 배지를 옷에 달고 참석했습니다.

이민 단속 반대 운동에 앞장서는 활동가들은 이날 행사장 일대에서 참석자들에게 이 배지를 배포했습니다.

라틴계 이민자 옹호 단체 마레모토의 제스 모랄레스 로케토 사무국장은 AP통신 인터뷰에서 "음악인들은 특히 반항적이고 펑크록의 정신을 옹호한다"라며 "우리가 여기서 큰 지지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얼터너티브·인디포크 밴드 '본 이베어'의 멤버 버논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하나로 모으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 진짜 필요한 일은 미니애폴리스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하고 있고, 우리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을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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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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