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 연합뉴스][AFP 연합뉴스]


인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대폭적인 관세 인하를 끌어낸 것은 이른바 '중견국가(미들 파워) 전략'을 구사한 결과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현지시간 3일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의 대미 수출품에 세계 최고 수준인 50%의 관세를 부과하자, 인도는 다른 국가와의 무역 협정을 추진해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려는 행보에 나섰습니다.

동시에 인도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맞서지 않으면서 그와 백악관 참모들의 비난에도 침묵을 지키는 조용한 외교를 택했습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은 중견국들이 무역과 안보 분야에서 미국이나 다른 주요 경제국의 압박에 대항하는 지침서가 될 수 있다고 WSJ은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인도는 전날 무역 합의를 통해 인도의 대미 수출품 관세를 기존 50%에서 18%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인도에 상호관세 25%에 러시아와의 석유 거래에 따른 제재성 관세 25%까지 총 50%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해 왔습니다.

지난해 8월 말 50%의 관세 부과가 시작되자 수십억 달러의 기관 투자자 자금이 인도에서 빠져나가고 루피화 가치가 하락했습니다.

그러자 인도는 다른 국가·경제권들과 무역 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지난해 7월에는 영국, 지난달 27일에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시크교도 암살 사건으로 인한 외교 갈등 때문에 중단했던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도 2년여 만에 재개했습니다.

방대한 시장을 가진 인도가 다른 경쟁국들과 무역 협상을 추진하자 미국은 일종의 '포모'(FOMO·소외 공포)를 느끼게 됐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는 인도에 에너지와 방위 분야 품목을 중점적으로 수출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미국이 인도에 판매하고자 하는 품목과 겹칩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는 인도에 관세를 부과하며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대량 구입 문제를 꺼내 들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모디(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전쟁'이라고 하는가 하면 인도를 '크렘린의 자금 세탁소'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모디 총리는 미국의 비난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관세 인하를 발표하면서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기로 동의했다"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침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인도 측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인도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미국산으로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 것이라는 분석가들의 견해를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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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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