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 에쓰오일 등 대형 사업장 산재 ‘되풀이’…솜방망이 처벌‧시설 노후화 원인 지적

'6명 사상' SK에너지 폭발 사고 합동 감식지난해 10월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FCC 2공장 수소제조공정 폭발사고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해 10월 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FCC 2공장 수소제조공정 폭발사고 현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들어 울산석유화학공단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 사고가 잇따라 울산 시민과 공단 근로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SK에너지, 에쓰오일, 태광산업, 울산화력 등 대규모 사업장에서 산재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사법기관의 엄중한 책임자 처벌, 노후화 시설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울산은 미포만을 중심으로 자동차, 조선, 화학 등 중화학공업 위주의 공장 1천여 개가 60년대 후반부터 80년대까지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입니다.

이중 공정 특성상 고온, 고압 배관이 얽혀 있는 석유화학업체 300여 개가 울산석유화학단지와 온산공단에 밀집해 있어서 산업재해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 SK, 에쓰오일 등 대형 사업장 중심 산재사고 되풀이

지난 6일 울산석유화학공단에 있는 태광산업 울산공장에서 근로자 A(38) 씨가 배관 점검 작업을 나갔다가 유독가스에 노출돼 숨졌습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지 않아 재해자가 방치됐다"라고 주장하고 철저한 사고 진상 규명을 요구했습니다.

태광산업 울산공장은 지난 2012년 4월에도 탄소섬유 제조공정 화재로 10명의 인명 피해를 냈습니다.

지난해 11월 6일에는 울산화력발전소에서 높이 63m의 보일러 타워 5호기 해체 공사 과정에서 타워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7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났습니다.

같은 해 10월 17일에는 SK에너지 FCC 2공장에서 수소 제조 공정 정기보수 공사 중 수소 배관 폭발과 함께 불이 나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SK에너지에서는 2024년 12월 20일 중질유분해시설에서 불이 났고, 앞서 2013년 11월 10일 해상원유이송관 파손으로 대규모 해상 오염 사고가 나는 등 기름 유출 사고도 수차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2022년 8월 31일 울산 SK지오센트릭 폴리머공장에서는 폭발 사고로 7명 중상을 입었고, 이 회사는 같은 해 4월 20일 톨루엔 저장탱크 청소 작업 중 내부에서 불이 나 근로자 2명이 숨지는 중대재해가 나기도 했습니다.

온산공단에 있는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는 산재와 기름 유출 사고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당시 에쓰오일 화재 진화 현장[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에쓰오일 온산공장에서는 2022년 5월 19일 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 제조 공정에서 부탄 누출로 폭발 사고가 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지고 원·하청 노동자 9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원인은 정비 작업을 위해 가동을 정지한 구역과 생산을 위해 가동 중인 구역을 완전히 분리해 가스를 차단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하지 않아 부탄이 새어 나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회사는 2018년 9월 5일에는 공사 현장에서 하청업체 근로자(45) 한 명이 추락해 숨지고, 2017년 4월 21일에는 높이 110m의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배관이 폭발하면서 불이 나 근로자 2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이 회사는 2014년 4월 6일에는 원유탱크에서 대규모 기름 유출 사고가 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2014년 12월 26일 울주군 신고리원전에서는 3호기 질소 누출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질식해 숨지는 등 울산석유화학공단을 중심으로 울산 미포국가공단에서 근로자가 숨지거나 다치는 산업재해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울산미포국가산단에서 2021~2015년까지 5년간 14명이 숨져 전국 공단에서 발생한 중대재해(93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울산공단에서 산업재해가 빈번한 것은 석유화학공단 등이 조성된 지 50년이 넘어 시설이 낡은 데다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장에 대한 책임자 처벌이 비교적 가볍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 노동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 책임자 처벌 ‘솜방망이’

지난달 15일 울산지법은 2022년 5월 10명의 사상자를 낸 에쓰오일 온산공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현장 팀장급 직원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다며 이 직원 1명에게 금고 1년 6개월 실형을, 회사 법인에는 벌금 1억 2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본부장과 공장장 등 이 회사 임원들은 사실상 무죄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노동단체는 “면죄부를 줬다”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지난해 11월 6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지난해 11월 6일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가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현 재판부는 대형 사업장의 중대재해에 대해 책임자 처벌을 바라는 국민의 염원에 반해 오히려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책임을 덜어주는 그런 역할을 한다”라며 거세게 항의했습니다.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울산운동본부도 입장문을 내고 "누구보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책임자들은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장 관리자들과 작업자들에게만 유죄가 판결됐다"라며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와 관련해 원하청 대표 등 핵심 책임자 6명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최근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피의자들에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피해자 유족들과 모두 합의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지난해 10월 수소 배관 폭발로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SK에너지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와 경찰이 5개월째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책임자 처벌 등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당시 고용노동부와 울산경찰청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강제수사에 착수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였으나, 지역 노동계에서는 이 수사도 미온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한국노총 울산본부 백승우 의장은 “중대재해 사고가 나도 사업장 책임자들이 중대재해처벌법 저촉을 받지 않으려고 온갖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라며 “특히 사업장이나 법조계 등에서 사고 후 경영 책임자의 의무를 협소하게 판단하고 현장 노동자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백 의장은 이어 “사업장의 비용 절감 위주 경영과 형식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사고를 되풀이하고 있다”라면서 사고 예방 중심의 책임 강화 경영, 지은지 50년 된 석유화학업체들의 시설 관리감독 강화, 사고 후 책임자에 대한 실질적 처벌을 위한 엄정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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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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