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가격을 담합한 주요 제분업체 7곳을 상대로 제재 절차에 착수하며, 20년 만에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릴 전망입니다.
오늘(20일) 공정위는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밀가루 제조·판매업체 7곳을 상대로 심사관이 조사한 담합 행위 사실, 위법성 및 조치 의견 등을 기재한 심사보고서를 어제(19일)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 격으로, 심사보고서가 발송되면 본격적인 제재 심의 절차가 시작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부터 밀가루 담합 사건을 조사한 결과, 수요처와의 거래 시장에서 8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제분 7개사가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 가격과 물량 배분을 담합해 왔다고 판단했습니다.
담합 행위가 이어진 건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로, 관련 매출액만 5조8천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산정됐습니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러한 행위가 중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라고 판단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공정위가 담합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만큼 제분 7개사를 대상으로 최대 1조1천억원대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특히, 이번 밀가루 담합 사건과 관련해 '가격 재결정' 명령이 내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성욱 조사관리관은 이날 심사보고서 발송 관련 브리핑에서 "민생과 밀접한 품목에 대해서는 실효적인 행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가격 재결정 명령을 포함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제분업체들은 지난 2006년 밀가루 가격 담합이 적발돼 가격 재결정 명령을 받아 약 5% 가량의 가격 인하 조치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조만간 전원회의에 올라 최종 제재 수위가 결정될 전망인데, 가격 재결정 명령이 확정된다면 20년 만에 이뤄지는 조치입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향후 담합행위 제재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공정위가 현장조사 약 4개월 만에 조사를 마무리 짓고 이처럼 심사보고서 발송과 관련된 자세한 사실을 공개한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입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민생 물가 상승을 불러오는 부당행위를 엄단하라고 강조한 데 따른 조처로 풀이됩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시장 지배력을 악용한 담합 행위는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며 국민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암적인 존재"라고 재차 비판했습니다.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 사건이 민생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법령에 규정된 피심인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하여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민생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 집행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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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별(good_sta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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