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민병대 소속으로 추정되는 선박[홍콩 SCMP 캡처=연합뉴스 제공][홍콩 SCMP 캡처=연합뉴스 제공]


중국 당국이 남중국해에서 사실상 민병대로 운용하는 선박 수가 작년에 하루 평균 241척으로 최대치였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습니다.

SCMP는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연구프로그램인 '아시아해양투명성이니셔티브'(AMTI)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습니다.

AMTI는 남중국해 12개 암초를 중심으로 자동식별시스템(AIS) 해상 추적 플랫폼과 위성 이미지 분석을 활용해 중국 민병대 선박을 추적했습니다.

그 결과, 민병대 선박이 2024년 하루 평균 232척에서 2025년 241척으로 늘었으며 이는 추적을 개시한 2021년 이후 최대치였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민병대 선박의 활동이 1~2월에는 뜸했으나, 춘제(春節·설)를 넘기면서 증가해 6~11월 사이에 왕성한 활동을 했다고 짚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해 미스치프 암초와 휘트선 암초에서의 민병대 선박 활동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국 민병대 선박 활동이 두 곳에 집중되는 이유는, 필리핀과의 영유권 분쟁이 치열한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필리핀명 아융인)를 겨냥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들 3곳의 암초 모두 남중국해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 필리핀명 칼라얀,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 속하면서 사실상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있습니다.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서쪽으로 세컨드 토마스 암초는 194㎞, 미스치프·휘트선 암초는 250㎞ 떨어져 있습니다.

1999년 필리핀은 세컨드 토마스 암초 부근에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차상륙함인 시에라 마드레호를 고의로 좌초시킨 뒤 해병대원을 상주시키면서 사실상 점유 중입니다.

이에 중국은 시에라 마드레호에 보급품을 전달하려는 필리핀 선박을 차단하기 위해 선박 충돌 등의 물리적 공격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로 미뤄볼 때 중국 민병대 선박의 활동이 미스치프·휘트선 암초에 집중한 까닭은 두 곳을 교두보 삼아 세컨드 토마스 암초를 공략해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것이 외교가 시각입니다.

미스치프 암초는 이미 중국이 1995년 점령 후 인공섬과 군사 기지를 조성했습니다.

중국 민병대 선박들은 이를 근거지 삼아 세컨드 토마스 암초로 향하는 필리핀 해경선에 떼 지어 몰려들어 충돌을 일으키는 회색지대 전술로 필리핀의 EEZ를 무력화하고 있습니다.

AMTI 보고서는 미스치프·휘트선 암초와는 달리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서의 중국 민병대 선박들의 활동이 2024년 하루 평균 32척에서 2025년에는 한 척도 관찰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는 중국 당국이 민병대 선박들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한 정황을 보여준다"고 짚었습니다.

실제 중국은 최근 몇 년 새 산호초로 이뤄진 작은 환초에 불과했던 피어리 크로스 암초에 대한 간척사업으로 2.8㎢로 확장해 군사 기지화했습니다.

'인공섬 알 박기'를 한 셈입니다.

이로써 민병대 선박이 상주하며 경계할 필요가 없어졌고, 중국 정규군과 해안경비대가 피어리 크로스 암초를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보고서는 중국 해안경비대의 순찰이 강화된 지역에서는 민병대 선박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민병대 선박 활동이 이전에는 영유권 주장을 위해 단순히 떼 지어 다니던 방식이었으나, 이제는 중국 해안경비대의 작전을 지원하는 전략적 역할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SCMP는 "전문적인 민병대와 스프래틀리 군도의 어선단으로 중국 민병대 선단이 꾸려지고 있으며, 국가 보조금을 받으면서 남중국해에 거의 상시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는 남중국해에서의 민병대 선박 활동이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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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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