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에서 발언 중인 민희진 대표[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하이브를 상대로 1심 소송에서 승소한 민희진 오케이레코즈 대표가 256억 원 상당의 주식 매매대금을 포기하는 대신 진행 중인 모든 소송과 분쟁을 종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민 대표는 오늘(25일) 오후 서울시 교원종각빌딩에서 승소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승소의 대가로 얻게 될 256억 원을 다른 가치와 바꾸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민 대표는 "제가 256억 원을 내려놓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하길 제안한다"라며 "이 제안에는 저 개인뿐만 아니라, 뉴진스 멤버, 외주 파트너사, 전 어도어 직원들은 물론, 이 싸움에 휘말려 상처받은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와 고발 종료까지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뉴진스' 멤버들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 결단이, K-팝 산업의 전체적인 발전과 화합으로 승화하길 기대한다"라며 "나와 하이브가 있어야 할 곳은 법정이 아니라 창작의 무대"라고 덧붙였습니다.

민 대표는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를 향해 "뉴진스 멤버 5명이 모두 모여 마음껏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며 자신은 '오케이 레코즈 대표'로서 K팝 산업을 대표할 새로운 아티스트 육성과 새로운 방향성의 비즈니스에 모든 에너지를 쏟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12일 법원은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에서 민 대표의 풋옵션 행사가 정당하다며, 하이브가 민 대표에게 255억 원 상당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민 전 대표가 "하이브로부터 어도어를 독립시킬 방안을 모색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주주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시에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은 기각됐습니다.

1심 판결과 관련해 하이브가 지난 19일 항소장을 제출한 가운데 법원은 항소심 판결 전까지 풋옵션 대금 지급의 강제 집행을 막아 달라는 하이브의 신청을 인용했습니다.

[기자회견문 전문]

안녕하세요. 민희진입니다.

우선, 지난 긴 시간 동안 사건의 본질을 살펴주시고, 판결로 명확히 확인해주신 재판부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2024년 가처분 승소와 2025년 경찰 불송치, 그리고 2026년의 이번 1심 판결 승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긴 터널이었습니다.

법원은 '경영권 찬탈', '탬퍼링'이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이 허상임을 밝혀주셨고, 제가 제기했던 창작 윤리에 대한 문제 의식이 한 회사의 대표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경영 판단이었음을 인정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이번 소송의 결과는 제게 지난 2년 간의 상처를 씻어주는 위로와도 같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대중 여러분께 드렸던 피로감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낍니다.

이제 그 빚을 새로운 K-팝의 새로운 비전으로 갚아 나가고자 합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제가 승소의 대가로 얻게 될 256억 원을 다른 가치와 바꾸기로 결정했음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256억 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일생을 바쳐도 접하기 힘든 거액입니다. 그리고 이제 막 새로운 시작을 알린 제게도 너무나 귀한 자금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거액의 돈보다 훨씬 더 간절히 바라는 가치가 있기에, 하이브에 의미있는 제안을 하고자 이 기자회견을 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런 결정을 하게 된 모든 이유 가운데 가장 절실한 이유는 바로 '뉴진스' 멤버들 때문입니다.

제가 256억 원을 내려놓는 대신, 현재 진행 중인 모든 민형사 소송을 즉각 멈추고 모든 분쟁을 종결하길 제안합니다.

이 제안에는 저 개인뿐만 아니라, 뉴진스 멤버, 외주 파트너사, 전 어도어 직원들은 물론, 이 싸움에 휘말려 상처받은 팬덤을 향한 모든 고소와 고발 종료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이 모든 소송 분쟁이 종료돼야 아티스트들은 물론, 그 가족, 팬덤에 이르기까지 더 이상의 무분별한 잡음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행복하게 무대에 있어야 할 다섯 멤버가 누군가는 무대 위에, 누군가는 법정 위에 서야 하는 현실을 더는 지켜볼 수 없습니다. 무대 위에 있는 멤버들도 괴로울 것이고, 이를 지켜보는 팬 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이 상황을 행복하게 바라보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토록 갈가리 찢겨진 마음으로는 결코 좋은 문화를 만들 수 없습니다.

여러번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제게는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많습니다. 제 진정성이 확인됐기에 이제 세상엔 돈보다 더 귀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꼭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256억 원이라는 거액을 다른 가치와 바꾸겠다는 이 결단이, K-팝 산업의 전체적인 발전과 화합으로 승화하길 기대합니다.

저와 하이브가 있어야할 곳은 법정이 아니라 창작의 무대입니다.

제게는 뉴진스를 런칭하며 가졌던 창작의 비전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다 끝내지 못해 너무 아쉽지만, 그렇기 때문에 현 어도어가 법원에서 말씀하셨던 '뉴진스가 돌아오면 잘해주겠다'는 약속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당부드립니다.

뉴진스 멤버 5명이 모두 모여 마음껏 자유롭게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아티스트가 다시 빛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어른들이 해야 할 유일한 역할일 것입니다.

제게 256억 원은 K-팝의 건강한 생태계와 아티스트의 평온한 일상을 되찾는 가치보다 크지 않습니다.

이젠 우리 모두 서로가 보다 나은 무대를 팬 여러분께 선사할 수 있도록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우리 어른들이 법정이 아닌 음악과 무대에서 실력을 겨루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제안합니다.

이 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함께 피해를 보는 것은 이 산업의 주인공인 아티스트들입니다.

하이브와 방시혁 의장님. 이제 우리 법정이 아닌 창작의 자리에서 만납시다. 2025년 7월의 상법 개정 등 기업의 책임이 엄중해진 시대에, 엔터 산업의 리스크를 해소하고 화합을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주주와 팬들을 위한 가장 현명한 경영 판단이 될 것입니다.

이제 저는 '전 어도어 대표'라는 꼬리표를 떼고, '오케이 레코즈 대표'로서 새로운 길을 걷고자 합니다.

앞으로 저는 K-팝 산업을 대표할 새로운 아티스트 육성과 새로운 방향성의 비즈니스에 제 모든 에너지를 쏟겠습니다.

바쁘신 시간에도 제 기자회견에 찾아와 주신 언론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오늘 이후 더 이상의 소모적인 기자회견은 없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제 기자회견장도 법정도 아닌, 창작의 무대에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가장 잘하는 크리에이티브에 전념하겠습니다. 오늘 제 진심이 전해져, K-팝 산업 전체가 다시 건강하게 숨 쉴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오늘 코스피 6천을 돌파했습니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제안에 대하여 하이브가 전향적으로 숙고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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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끔(ou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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