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지도[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정부가 구글에 고정밀 지도 반출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국내 지도 산업 보호와 관광 편의 증진을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국내 지도 사업자들은 역차별은 물론 시장 잠식을 우려하는 반면 관광·학계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불편 해소와 디지털 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내 IT와 공간정보 업계에서는 오늘(27일) 정부 결정에 '규제와 세금 부담 없는 외국 기업에 특혜를 준 것'이라는 성토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굴지의 글로벌 IT 기업이 국내 기업과 동일한 규제와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경쟁하게 되는 상황을 우려한 것입니다.
국내 한 업계 관계자는 "규제와 책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해외 사업자와 동일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 자체가 역차별"이라며 "동일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구글이 고정밀 지도 반출 없이는 길찾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낮다고 주장합니다.
지도 축척과 관계없이 기술 개발과 투자로 충분히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국가 안보와 정보 주권 차원에서 우려를 제기하는 일부 시각도 있습니다.
국가기본도는 매년 갱신되며 보안 지정이 변경될 경우 국내 업체는 즉시 반영할 수 있지만, 해외로 반출된 데이터는 동일한 대응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도 데이터가 단순한 내비게이션을 넘어 광고는 물론 물류와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 다양한 산업의 기반이라는 점도 국내 IT 업계가 우려하는 요인입니다.
반면 관광업계와 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한국 방문의 편의성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윤석호 데이트립 대표는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겪었던 가장 큰 불편이 해소되면서 한국이 더욱 접근하기 쉬운 관광 국가로 거듭날 것"이라며 "여행·공간 산업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도 데이터 개방이 글로벌 표준에 부합하는 정책이라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박승규 창원대 교수는 "디지털 고립을 해소하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공간정보 산업의 매출 증가와 고용 창출로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한편, 애플도 우리 정부에 국내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정부가 구글에 허가를 내리면서 애플에도 고정밀 지도 반출을 승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렇게 되면 국내 미래 지도사업을 둘러싼 국내외 플랫폼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는 고정밀 지도와 같은 중요 공간 정보가 외국 빅테크에 반출될 경우 관련 사업에도 지장이 있지 않을까 우려해 왔습니다.
다만,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인구밀집도가 높고 인프라 시설이 비교적 잘 구축된 한국에 특화한 지도 사업을 수십년 간 이어온 만큼 구글과 애플이 지도 사업에서 단번에 우위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학계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의 배경에 미국의 통상 압력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미국 정부가 한국의 지도 데이터 반출 제한을 디지털 무역 장벽으로 비판해 온 만큼 관세 등 통상 문제와 연계됐을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 학장은 "정부는 그간 국가안보를 이유로 구글의 요구를 미뤄왔지만 미국 정부의 관세, 통상 압력은 갈수록 거세졌다"며 "미국 정부의 압력을 교묘하게 활용한 구글 측의 승리"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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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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