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역사적인 첫 대국[구글 제공][구글 제공]


내일(9일)이면 이세돌 9단이 인류를 대표해 인공지능(AI) '알파고'와 바둑 대결을 펼친 지 10년을 맞습니다.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가 강화학습의 강력함을 증명한 이듬해 트랜스포머라는 AI 기술의 또 다른 총아가 탄생했고, 이는 2022년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한 챗GPT 개발의 뿌리가 됐습니다.

2016년 3월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알파고와 이세돌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결과는 '그래도 인간이 이기겠지'라던 다수의 예상을 깨고 알파고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첫판부터 이세돌의 충격 패배로 시작됐습니다. 그는 대국 5번기 제1국에서 186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했습니다. 알파고가 102 수로 우변 흑집에 침투하자 장고를 거듭하던 이 9단은 마땅한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돌을 던져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첫날 대국에서 인간 초고수를 알파고가 이기자 개발자 허사비스 CEO는 "승리!!! 우리는 달에 착륙했다"고 환희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어진 대국에서 이 9단은 세 판 연속 맥없이 무릎을 꿇었습니다. 5판 3승제로 진행된 대결이었기에 AI가 지난 4천년간 바둑을 즐겨온 인류에 패배를 안긴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반전은 네 번째 대국에서 일어났습니다.

승패가 확정됐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이세돌 9단이 같은 달 13일 열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대망의 첫 승을 거뒀습니다.

제4국에서 이세돌은 두 귀를 점령하고 좌변과 우변에도 집을 마련하는 작전을 펼쳤고 알파고는 상변에서 중앙까지 거대한 집을 만들었습니다.

이 9단이 78수로 중앙 흑 한 칸 사이를 끼우는 묘수를 날리자 알파고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의문 수를 남발하더니 형세가 이 9단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실수를 거듭하던 알파고는 모니터에 "알파고 기권. '백 불계승'이라는 결과가 게임 정보에 추가됐다"고 쓴 팝업창을 띄우며 불계패를 인정했습니다.

이세돌은 첫 승리를 거두고 "정말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1승"이라고 감격했습니다.

인핸스 이세돌[인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인핸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내일(9일) 이세돌은 10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AI 앞에 서게 됩니다.

대국이 열린 장소와 같은 공간에서 에이전틱 AI 스타트업 인핸스가 주최하는 행사가 열리는데, 이번 행사는 AI와 이세돌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입니다.

이번 행사는 이세돌 9단의 뜻을 반영한 듯이 대국보다 바둑 고수인 그가 인핸스 AI 에이전트와 대화하며 바둑 모델을 만드는 내용이 중심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별도의 코딩 지식이나 설정 없이도 이세돌 9단의 말 한마디에 AI가 바둑 모델을 만들기 위한 기획부터 실행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AI 에이전트의 면모를 십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컨대 이세돌 9단이 음성으로 AI 에이전트에 "바둑 모델을 시연해줘"라고 하면 AI 에이전트가 바둑 AI 모델을 자동으로 생성하고, 이 모델로 참가자들이 바둑을 즐기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바둑 모델은 이세돌 9단의 주문에 따라 실력이나 기법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세돌 9단은 최근 진행된 특별 대담에서 "AI로 (바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대국해볼 수는 있겠지만 (정식으로) 대국한다고 하긴 어렵다"며 "다만 이 기술을 미리 접해본 입장에서는 알파고와 같은 프로그램을 20∼30분이면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점을 확실히 느꼈다. 굉장히 놀라운 발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AI 투자는 인간 대신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AI는) 한계에 빠진 인간을 더 높은 곳으로 발전적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도구)"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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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림(halim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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