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방극장에서 화제를 모으며 12%대 시청률로 막을 내린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여의도 증권가의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극 중에서는 1990년대 세기말 주가 조작이나 미공개 정보 이용, 펀드 불완전 판매 같은 자본시장 범죄가 잇따라 등장하는데요.

그러나 현실의 자본시장에서도 드라마 못지않은 사건들이 반복돼 왔습니다.

여의도에서 벌어진 일들을 보면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가 생각보다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023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수사 당시 보도화면


◇ 폭락 직전 매각…키움증권 회장님의 타이밍 논란

드라마에서 긴장감을 높이는 장면 중 하나는 이덕화 배우가 열연한 한민증권 회장이 주가 조작의 배후로 드러난 장면입니다.

이는 2023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당시 폭락 직전 대규모 주식 매각으로 논란이 제기됐던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례를 떠올리게 합니다.

김 전 회장은 8개 종목이 연쇄 하한가를 기록하기 불과 이틀 전, 자신이 보유하던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 주를 블록딜, 즉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약 605억 원을 현금화했습니다.

당시 시장에서는 “우연이라고 보기엔 시점이 절묘하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주가 조작 세력의 붕괴 조짐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 겁니다.

하지만 수사 결과는 달랐습니다. 검찰은 약 1년간의 수사 끝에 2024년 5월 김 전 회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 매각 검토가 사태 발생 수개월 전부터 진행됐고, 시세조종 정보를 사전에 보고 받았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도덕적 해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회사는 대국민 사과에 나섰습니다.

강필범 한민증권 회장(이덕화 분)이 30억 주가조작 배후로 드러났다.[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tvN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 1조원 피해 ‘괴물 펀드’…옵티머스와 NH투자증권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에서는 부실 펀드를 안전한 상품처럼 포장해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장면도 등장합니다.

이 장면은 1조 원대 피해를 낳은 ‘옵티머스 펀드 사태’를 떠올리게 합니다.

2020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는 안정적인 펀드라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부실 기업 사채나 부동산 프로젝트 등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NH투자증권은 전체 판매액의 약 84%를 차지한 최대 판매사였습니다.

판매사로서 자산운용사의 투자 구조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고 내부 통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결국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결정을 내렸고, NH투자증권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원금 100% 반환을 수용했습니다.

옵티머스 사태는 단순한 펀드 사기를 넘어 대형 증권사의 상품 검증 시스템과 내부 통제의 허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2020년 옵티머스 펀드 대부분을 판 NH투자증권 관련 보도 화면


◇ 드라마는 끝났지만…자본시장 잔혹사도 끝날까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은 결국 비리 세력을 추적해 무너뜨리는 통쾌한 결말로 향합니다.

하지만 현실의 자본시장에서는 이야기가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키움증권 사례처럼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시장의 신뢰는 크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라덕연씨 항소심에서 2심 재판부는 “8개 종목 폭락의 직접 원인과 시세조종 이익이 누구에게 귀속됐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충분히 수사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옵티머스펀드 사태처럼 복잡한 금융 구조 속에서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기도 하고, 이 밖에도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나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건 등 자본시장 사고는 반복돼 왔습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자본시장에서 가장 취약한 위치에 놓인 것은 결국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하지만 드라마 속처럼 모든 비리를 밝혀내는 ‘미쓰홍’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실에서 반복되는 자본시장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내부 통제 시스템과 시장 감시 기능 강화, 그리고 투자자 보호 장치 보완 등 노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tvN 홈페이지][tvN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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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DK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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