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 청사[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크게 늘어난 미국 연방대법원의 긴급신청 사건을 두고 진보·보수 성향의 연방대법관이 공개석상에서 이례적으로 설전을 벌였습니다.

긴급신청은 하급심 법원에서 판결이 마무리되기 전에 연방대법원에 효력정지 등의 잠정적인 결정을 구하는 제도입니다.

현지 시간 10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연방대법원의 브렛 캐버노 대법관과 커탄지 브라운 잭슨 대법관은 9일 저녁 워싱턴DC의 연방법원에서 열린 연례강연 행사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거듭된 긴급신청 제기를 놓고 이견을 드러냈습니다.

통상 하급법원에서 판결이 이뤄진 후 사건이 연방대법원으로 올라오면 대법관들이 심리할 사건을 선정하고 구두 변론 등을 거쳐 판결을 내립니다. 판결이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때도 많고 판결문에는 누가 어떤 입장이었는지, 다수 의견의 근거는 무엇인지 명시됩니다.

이와 달리 긴급신청은 가처분 성격이라 며칠에서 몇 주 만에 결정이 나옵니다. 잠정적이긴 해도 최고 법원의 판단이 나오는 것인데 결정문에 근거는 물론 어느 대법관이 어떤 판단을 했는지 적시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이민과 연방기관 지원, 독립기관장 해임 같이 줄줄이 소송이 걸린 여러 정책과 관련해 연방대법원 긴급신청이 크게 늘었고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많아 논란이 돼 왔습니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캐버노 대법관은 의회의 교착으로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내리게 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소송도 늘어나고 긴급신청도 많아진 것 같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긴급신청이 증가세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긴급신청이 많아진 것을 새로운 현상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임명된 진보 성향의 잭슨 대법관은 이전엔 긴급신청이 기존의 상황에 변동을 주기보다 현상 유지를 위해 동원됐던 데 비해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는 연방대법원이 새 정부 정책을 승인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긴급신청을 받아들이는 것은 하급심 법원의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연방대법원이 끼어드는 것이나 마찬가지라서 절차를 왜곡하고 유감스러운 문제를 야기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방대법관이 공개석상에서 의견을 표명하는 일은 이례적입니다. 특히 이념적 차이가 큰 대법관들이 한 자리에 나타나는 경우는 더욱 드물다고 NYT는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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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윤(eas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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