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LPG통 채우려 줄서 있는 인도 주민들[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폭격 개시로 시작된 중동 전쟁의 최고 승자는 유가 폭등으로 엄청난 '공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러시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러시아의 석유 수출에 따른 초과 세입이 하루 1억5천만 달러(2,200억 원)로 추정된다고 현지시간 12일 전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난 후 첫 12일간 러시아가 석유 수출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벌어들인 추가 수입은 13억∼19억 달러(1조9천억∼2조8천억 원)로 추정됩니다.

이는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인도와 중국에서 러시아산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유가가 폭등했기 때문입니다.

FT는 전쟁 발발 이래 러시아 정부가 챙기게 될 추가 세입 총액이 3월 말까지 33억∼49억 달러(4조9천억∼7조3천억 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전했습니다.

이는 업계 데이터와 몇몇 분석가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1·2월 평균 가격이 배럴당 52달러였던 러시아 우랄 원유의 3월 평균 가격이 배럴당 70∼80달러대가 될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낸 추정치입니다.

이란 전쟁 발발 전까지 러시아는 유가 하락과 미국의 압박으로 인도에 대한 석유 수출이 대부분 막혀 정부 예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12일 발간된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에는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 제품 수출은 11.4% 감소해 하루 660만 배럴로 줄었으며, 이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저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11일 인도에 도착한 러시아 원유 수송선[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러시아의 석유 수출은 엄청난 호황으로 돌아섰습니다.

키이우경제대(KSE) 에너지·기후연구센터장 보리스 도도노우는 이번 중동 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의 고유가로 인해 "러시아가 이번 분기에 예산 목표를 달성하고 어쩌면 돈을 모으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글로벌 원자재 거래 데이터 분석기관 케이플러에 따르면 러시아 원유 수송선 중 많은 수가 현재 인도양을 거쳐 인도 항구들을 향해 항해 중입니다.

이달 11일 기준으로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은 하루 150만 배럴 수준으로, 2월 초 대비 50% 늘었습니다.

인도 뉴델리에서 근무하는 케이플러의 선임분석가 수미트 리톨리아는 "만약 현행 선적 일정, 시장 정보, 운송선 움직임 등이 계속된다면, 3월 전체로 따진 러시아산 원유의 (인도) 도착 물량은 하루 200만 배럴에 근접할 수 있다"며 "러시아는 이번 전쟁의 단연 큰 최고 승자"라고 평가했습니다.

IEA 보고서는 중동 전쟁으로 페르시아만 지역의 석유와 가스 생산량이 하루 1천만 배럴 이상 감소했다고 전하면서 이는 "글로벌 석유시장 역사상 최대의 공급 지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핀란드 헬싱키 소재 에너지·대기오염 분야 싱크탱크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의 EU-러시아 분석가 바이브하브 라그후난단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이 막히면서 공급에 지장이 생긴 분량은 원유가 매월 약 6천만t, 액화천연가스(LNG)가 매월 약 700만t입니다.

라그후난단은 이날 CREA 보고서에서 중동발 석유 공급이 끊기면서 전쟁 발발 1주 만에 인도와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2월 평균 대비 각각 22% 증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베를린 소재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의 세르게이 바쿨렌코 연구원은 "위기가 계속되면 이들 나라는 러시아산 원유를 확보하려고 서로 다툼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공격을 받은 태국 선박[AFP=연합뉴스][AFP=연합뉴스]


러시아 석유의 현재 거래 가격은 직전 3개월 평균 대비 배럴당 약 20∼30달러 높습니다.

케이플러 분석가들은 러시아산 원유가 요즘 인도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오히려 배럴당 약 5달러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이는 그전까지 러시아산 원유에 '디스카운트'가 적용되던 상황과 정반대라고 전했습니다.

바쿨렌코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월평균 10달러 오를 때마다 러시아의 원유수출업체의 매출이 28억 달러 늘게 되며, 이 중 16억3천만 달러를 러시아 정부가 과세 세입으로 받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략 계산해 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러시아 정부가 하루에 5천400만 달러를 추가로 거둬들이게 된다는 뜻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CREA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래 첫 2주간 화석연료 판매 대금으로 60억 유로(10조3천억 원)를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러시아가 벌어들인 추가 수입 추정액은 6억7,200만 유로(1조1,500억 원)에 이른다고 보도했습니다.

추가 수입의 대부분인 약 6억2,500만 유로(1조700억 원)는 석유 거래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신주원(nanjuhee@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