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작년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 2025.12.24 saba@yna.co.kr(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작년 12월 24일 서울 여의도 증권가. 2025.12.24 saba@yna.co.kr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증권업계가 ‘금융당국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 정책·감독 라인 요직을 거친 인사들 뿐만 아니라 금감원 옴부즈만 등 금융당국 관련 외부 전문가들도 주요 증권사 사외이사 후보로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강화되는 내부통제 규제와 금융당국 권한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는 한편, 고질적인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 주총 키워드는 ‘관 출신’…정책·감독 라인 전면 배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이번 정기 주총에서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을 잇따라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소비자 보호 및 법률 전문가인 안수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금감원 옴부즈만)을 후보로 올렸고, NH투자증권은 금융위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진영 연세대 교수를 후보로 올렸습니다.

하나증권은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지낸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의 사외이사 선임안을 정기 주총 안건에 올렸는데, 정 협회장은 겸직 논란으로 인해 사외이사직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KB증권과 LS증권은 각각 최철 금감원 옴부즈만과 조효제 전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전 금감원 부원장보)를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증권사, 금융당국 출신 사외이사 영입 나서


◇ 내부통제·밸류업·수사권까지…금융당국 영향력 확대

증권사들이 이처럼 금융당국 출신 및 관련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급변하는 규제 환경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앞세워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추진하는 동시에, 내부통제 부실과 불완전판매 등에 대한 책임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음 달부터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면서 시장 감시·제재 기능은 한층 강해질 전망입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금융당국이 감독을 넘어 수사까지 주도하는 ‘금융검찰’ 체제로 진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 “방패막이냐, 감시자냐”…관피아 논란도 재점화

다만 시장의 시선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사외이사 제도의 본래 취지인 ‘경영진 견제’보다, 당국과의 소통 및 규제 대응을 위한 ‘방패막이’ 역할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감독·수사 권한이 동시에 강화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 출신 인사들이 이사회에 대거 진입하는 구조 자체가 독립성 훼손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결국 관건은 인선 자체보다 이후 행보입니다.

새로 선임되는 사외이사들이 단순한 ‘대관 창구’에 머무를지, 아니면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내부통제 체계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수행할지 여부에 따라 이들이 ‘바람막이’에 그칠지, 아니면 내부통제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실질적 감시자로 기능할지 시장의 평가가 갈릴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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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DK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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