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AP=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들이 석유 시장에서 극심한 등락을 유발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발표를 내놓은 시점과 내용에 패턴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개시한 이란 전쟁에서 정책 전환을 하도록 만드는 '고통의 지점'을 투자자들이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 시장이 문을 닫는 주말에 이란을 상대로 협박의 강도를 높이는 발언을 내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면 유가가 오르고 있을 때는 평화가 임박했다는 암시를 담은 메시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 등이 인터뷰나 소셜미디어 게시물 등으로 유가 상승을 억제하려는 발언을 한 사례들을 표로 제시했습니다.
이 표에 따르면 이달 9, 10, 19, 20, 23일에 이런 발언들이 나왔고, 각각 그로부터 1시간 후 시점에 유가는 9.75%, 2.39%, 0.73%, 2.66%, 6.48% 하락해 있었습니다.
구두 개입이 매번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성공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메시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를 앞두고 석유 가격 인상을 억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FT는 분석했습니다.
오닉스 캐피털 그룹의 석유산업 분석가 호르헤 몬테페케는 "트럼프가 주유소 가격 상승을 두려워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며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541L)당 4달러를 넘으면 "정치적 치명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3월 26일 기준으로 미국의 무연휘발유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3.98달러입니다.
FT는 익명의 에너지 트레이더를 인용해 미국 원유가가 배럴당 95~100달러선에 근접할 때마다 트럼프 행정부가 긴장을 완화하는 발언을 부각했으며, 동시에 정부가 석유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는 추측이 시장에서 힘을 얻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요즘 미국산 원유는 북해산 브렌트유보다 약 10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FT는 이런 미국 정부 당국의 구두 개입이 지금까지는 가격 상승 억제에 도움이 됐으나 만약 물리적 공급부족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시장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전했습니다.
백악관 공보담당 테일러 로저스는 "이러한 주장은 전적으로 허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혼란에 대해 미국인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 왔으며, 이란 테러 정권의 위협을 제거하는 올바른 일에 집중하고 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는 지난해 관세 정책 당시 트럼프의 수많은 번복으로 인해 생겨난 '타코'(TACO)라는 표현이 이미 익숙합니다.
"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난다"는 뜻입니다.
FT는 최근 1주간 상충하는 메시지들이 계속 나오면서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이 그 전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일 이래 트럼프 행정부는 수억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고, 육군 제82공수사단의 정예 요원들을 중동으로 급파했고, 이란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한편으로는 익명의 이란 관리들과의 평화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뉴욕에 본사가 있는 중개업체 '존스 트레이딩'에 재직 중인 마이크 오로크는 이란 전쟁에 관한 기사 제목들이 워낙 오락가락해 "이제 허구의 영역으로 넘어갔다"라고 논평했습니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월 들어 지금까지 약 0.4%포인트 상승해 4.5%에 근접했습니다.
아문디 투자연구소 소장인 모니카 디펜드는 "4.5%에 가까워지면 트럼프 행정부가 매우 초조해하며, 대개는 그때가 그들이 행동에 나서는 때다. 투자자로서 이를 예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혼란을 관망하고 있습니다.
한 북미 헤지펀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는 모두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 즉 아무 일도 안 한다는 것이다"라며 "유가가 쉽게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도 있기 때문에 석유 숏을 칠 수는 없다. 또 전쟁이 5분 안에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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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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