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에서 만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뤼터 나토 사무총장[AP 연합뉴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이 이란 전쟁에 비협조적이라고 불만을 터뜨리며 나토 탈퇴를 거론하고 있으나, 실제 탈퇴에는 법적·현실적 장벽이 높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지난달 31일 영국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전쟁 후 미국의 나토 회원국 지위 유지를 재고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 재고할 단계도 넘어섰다고 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표현을 보면 탈퇴 추진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이지만, 대통령 독단으로 탈퇴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조 바이든 집권기인 2023년 미국 의회는 대통령이 의회 승인 또는 상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통과된 결의안 없이는 미국이 나토에서 "참여를 중단하거나, 종료하거나, 탈퇴"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바이든이 공포한 국방수권법(NDAA)에 이 조항이 포함돼 있습니다.

현재 국무부 장관인 마크 루비오가 당시 상원의원으로서 이 법안을 공동발의했으며, 법안 통과 때엔 "어떠한 미국 대통령도 나토에서 상원 승인 없이 탈퇴할 수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31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토를 비판하면서 결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며 입장을 바꾸긴 했습니다.

미국의 나토 참여가 공화당과 민주당 양당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탈퇴를 위한 법적 절차를 성공적으로 밟기는 쉽지 않습니다.

개연성이 낮긴 하지만 의회나 상원에서 나토 탈퇴안이 통과된다고 가정하더라도, 탈퇴 통보 1년 후에야 효력이 발생하게 돼 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행동을 볼 때 법을 회피하거나 위반해서 탈퇴 선언을 강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군사적 현실도 탈퇴의 또 다른 걸림돌입니다.

현재 유럽 주둔 미군 약 7만 명과 미국 핵무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보호하는 핵심 억지력입니다.

스텐 리닝 남덴마크대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나토에서 탈퇴하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하는 데에 더욱 거리낌이 없어질 것이며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가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리닝 교수는 미국이 유럽 곳곳에 기지를 유지함으로써 위협이 발생하더라도 미국 본토에 닿기 전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유럽 안전보장은 자국에도 이익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 탈퇴를 하지 않고도 나토를 유명무실화하는 것은 마음만 먹는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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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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