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삼천당제약[촬영 임은진][촬영 임은진]


올해 들어 주가가 400% 가까이 급등하며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에 올랐던 종목이죠. 바로 삼천당제약입니다.

주가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습니다. 지난달 24일 1주당 100만 원을 넘는 ‘황제주’에 등극한 건 물론, 같은달 30일에는 장중 128만 원대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한 겁니다.

개발 중인 먹는 비만약이 업계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란 기대가 투심을 달궜는데요.

그런데, 기대가 지나치게 컸던 탓일까요. 지난달 31일부터 주가는 급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달 2일 종가는 58만 1천원. 장중 신고가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물론, 하루 뒤인 3일에 6%대 반등에 성공하며 64만 8천 원으로 장을 마치기는 했지만 황제주의 영광을 되찾기에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렇게 단기간 내 주가 변동성이 커지자 주주들 사이에서는 '삼천당'이 아닌 '황천당'이라는 비아냥마저 쏟아지고 있습니다.

증권업계는 주가 조작 의혹과 오너 지분 매각설,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를 두고 삼천당제약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루머와 공매도 세력의 결탁'으로 규정하고 법적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특히 오는 6일에는 각종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기자 간담회를 예고했는데, 논란 불식의 승부수가 될지, 아니면 치명적인 자충수가 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최근 삼천당제약을 둘러싼 각종 논란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연구개발(R&D) 사업(PG)[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R&D 기대와 우려 교차…불분명한 계약 규모?

삼천당제약 주가 변동성은 연구개발(R&D) 성과에 대한 기대감과 실제 경쟁력 사이의 괴리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삼천당제약은 지난 2월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복제약(제네릭) 등에 대한 유럽 11개국 대상 독점 라이선스 계약 소식을 전했습니다.

지난달에는 경구용 인슐린 임상 1/2상 유럽 식약처(EMEA)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 및 경구용 위고비 제네릭 미국 라이선스 계약 사실을 공개했고요.

급성장 중인 비만 치료제 시장 공략 및 세계 최초 경구용 인슐린 개발 가능성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다만 사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유럽 11개국 대상 독점 라이선스 계약의 규모가 불분명한 상황인데요.

삼천당제약은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계약의 총 규모를 5조 3천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으나 공시된 내용은 3천만유로(약 508억 원) 규모에 그쳤습니다.

보도자료에는 상업화 후 10년 매출 합산 예상 규모가 포함됐고 공시에는 계약금 및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 내용만 담겼습니다.

이후 공개된 미국 계약의 규모는 보도자료와 공시 모두 마일스톤 1천만달러(약 1,508억 원)로 기입됐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규모는 선급금으로 받는 계약금과 개발 단계에 따라 수령하는 마일스톤으로 구성하는 게 통상적"이라며 "불확실한 매출 예상치를 토대로 계약한다는 것 자체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경구용 인슐린 유럽 임상 1/2상도 성과 창출이 확실치 않습니다.

우선 삼천당제약이 제출한 IND가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받아야 임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임상 3상과 규제기관 품목허가 승인도 상용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입니다.

IND 승인 여부는 올 2분기, 임상 1/2상 결과 확인은 빨라야 올해 말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연구원[게티이미지뱅크. 재판매 및 DB 금지][게티이미지뱅크. 재판매 및 DB 금지]


◇ 인력은 1/4인데 과제는 4배?…R&D 규모도 논란

삼천당제약의 R&D 규모를 두고도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천당제약의 R&D 인력은 총 35명인데요. 이 가운데 박사급 인력은 1명에 불과합니다.

삼천당제약과 같이 코스닥 시총 상위 바이오텍인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는 각각 박사급 국내 R&D 인력만 20명, 24명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체 R&D 인력의 경우 알테오젠은 127명, 에이비엘바이오는 84명에 달합니다.

이와 관련해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공시에 포함되는 연구 인력 외에도 메인 프로젝트 연구를 전담하는 미국과 유럽의 박사급 전문 우수 연구원 50여명이 함께 연구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해외 인력이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고 있는지는 회사 기밀"이라고 말을 아꼈습니다.

삼천당제약의 R&D 인력이 이렇게 부족한 데도, 연구개발 과제는 되레 경쟁사 대비 많은 수준입니다.

사업보고서에 게재된 연구개발 진행 현황 및 향후 계획을 살펴보면 삼천당제약은 지난해 총 23개의 연구 과제를 진행했습니다.

이 기간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의 연구개발 과제 수는 각각 6개, 14개입니다.

한 바이오텍 임원은 "위탁연구를 맡기더라도 기초 연구를 위해 사내 박사급 인력이 적지 않게 필요하다"며 “1~2명의 인력으로 신약을 개발하기엔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습니다.

인력 부족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R&D 투자 규모 역시 감소세입니다.

삼천당제약의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은 156억 원으로 전년(209억원) 대비 25.2% 감소했는데요.

같은 기간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가 각각 비용을 9.8%(553억→608억원), 24.9%(745억→930억원) 늘린 것과 대비됩니다.

삼천당제약 측은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글로벌 임상 3상이 끝나면서 관련 비용이 더 이상 들지 않고 있다"며 "현재 개발 중인 경구용 플랫폼 기술은 바이오시밀러 대비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간다"고 말했습니다.

삼천당제약, 하한가 마감…블로거·증권사에 법적조치 엄포


◇ 증권사·블로거와 '정면충돌'…블록딜·불성실공시도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삼천당제약은 이를 비판한 블로거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서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달 30일 올라간 관련 블로그 글을 보면 삼천당제약과 관련한 12가지 의혹이 정리돼 있는데요.

먹는 인슐린 임상에 대해 과거 지지부진하게 중단된 바 있으며, 성공 확률이 거의 없다는 점.

먹는 비만약 제네릭에 대한 독점판매·공급 계약 금액을 계약서상의 508억 원에서, 보도자료에는 미래 기대치를 합친 5조 3천억 원으로 밝혔다는 점 등입니다.

같은 날 iM증권 애널리스트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및 제네릭 승인 과정에서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발언이 공개되면서 상황은 악화됐습니다.

이에 대해 삼천당제약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특정 증권사와 애널리스트의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민·형사상 조치에 착수했다”면서 해당 사안을 개인 문제가 아닌 조직적 개입 가능성까지 포함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전인석 대표가 주가 급등기에 2,500억원 규모의 블록딜(대량지분매각) 계획을 발표한 점도 대주주의 고점 매도 신호로 해석되며 주주들의 공분을 샀는데요.

회사 측은 "세금 납부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대내외적인 압박도 거셉니다.

거래소는 지난 1일 삼천당제약에 대해 '영업 실적 전망 공시 미이행'을 사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습니다.

삼천당제약은 "단순 행정적 절차"라며 "당사 실적 전체에 대한 결함이 아니다. 당사의 200여개 제품 중 단 1개 제품(아일리아)에 대한 이익 전망이 기사화된 것에 대한 거래소의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일 만에 주가 반토막' 삼천당제약 무슨 일?…6일 기자간담회 주목


◇ “기술 증명이 먼저”… 6일 간담회, 시장 불신 잠재울까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기술 및 사업 경쟁력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다면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공식적으로 설명하면 되는 일"이라며 "단순히 고소·고발만 진행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시장에선 법적 대응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의혹을 받는 기술력에 대해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구용 인슐린, 비만치료제 플랫폼 등에 대한 기술력 검증이 급선무라는 의견입니다.

회사는 오는 6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프로젝트 소개와 경영 청사진을 공개한다는 계획인데요.

삼천당제약은 "기자간담회에서 핵심 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들에 대한 소개와 향후 성장전략을 공개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2일엔 또 한 번 홈페이지에 공지글을 게재했습니다.

회사 측은 "최근 당사의 연구인력과 관련해 시장 내 일부 사실과 다른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며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통해 빅파마 수준의 프로젝트 수행 역량과 완성도를 확보했다“고 전했습니다.

R&D 인력이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한 건데요.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현재 해외 연구소에 약 50명, 국내(바이오) 연구소에 약 35명, 옵투스제약 연구소에 약 8명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입체적인 연구개발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시장 혼란이 가중되면서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특정 종목의 조사 여부를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주가조작 의혹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는 10일에는 바이오 공시 관련 TF 회의를 열고, 공시 개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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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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