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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반 년만에 헤어져…65년만에 만나는 부부

사회

연합뉴스TV 결혼한 지 반 년만에 헤어져…65년만에 만나는 부부
  • 송고시간 2015-10-20 08:22:28
결혼한 지 반 년만에 헤어져…65년만에 만나는 부부

[앵커]

이번 상봉단에는 60여년 만에 다시 만나는 부부도 포함돼 있는데요.

결혼한 지 반 년만에 남편과 헤어진 할머니는 다시 만나게 될 할아버지에게 뱃속에 있던 아들이 손주를 볼 만큼 자랐다고 소개를 하게 됐습니다.

강민구 기자입니다.

[기자]

결혼한 지 6개월만에 남편과 생이별한 이순규 할머니.

뱃속의 아들을 낳아 혼자 키우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힘들 때마다 남편을 그리며 긴 세월을 이겨냈습니다.

<이순규 / 남측 이산가족> "꿈에도 봤지, 가슴에 그냥 안고서 살았죠. 누구한테 표현할 수도 없고, 표현해봐야 되는 것도 아니고…"

꿈에 나와 배가 고프니 밥을 달라는 말에 그 날을 기일로 정하고 제사를 지내기 시작한 지 37년째.

올해 제사를 지내고 이틀 뒤 뜻밖에 할아버지의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처음 만났을 때를 생각하며 구두와 시계를 준비했습니다.

<이순규 / 남측 이산가족> "결혼할 때 구두를 신었거든요. 그게 지금도 있어요. (새로 산 구두를) 한번 신겨 보고 싶었어요."

시계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두 사람의 이름을 나란히 새겨 넣었는데 직접 채워주면서 고맙다는 말도 해주고 싶습니다.

<이순규 / 남측 이산가족> "그 사람들한테 맨몸으로 끌려간 거 아니야. 얼마나 고생을 하고 살았느냐고 살아줘서 고맙다고…"

아들의 돌을 보내고 혼자 남겨진 이옥연 할머니의 심정도 다르지 않습니다.

헤어졌던 날이 바로 어제처럼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옥연 / 남측 이산가족> "밤에 자다가 나갔어요. 자다가 어디 잠깐 다녀온다하고. 한 사나흘 다녀온다고 하고 갔다올게 걱정말라고 안심시켜놓고 간 사람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아들이 손주를 볼 만큼 세월이 지나고 난 뒤에야 할머니들은 할아버지들을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강민구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