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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인권기획] "자신감 찾았어요"…집 밖으로 나온 치매 노인들

사회

연합뉴스TV [노인인권기획] "자신감 찾았어요"…집 밖으로 나온 치매 노인들
  • 송고시간 2019-09-29 11:22:45
[노인인권기획] "자신감 찾았어요"…집 밖으로 나온 치매 노인들

[앵커]

과거에는 치매를 노망, 즉 늙어서 망령이 들었다고 표현하기도 했죠.

요즘에도 부정적 인식은 여전한데요.

이들을 사회가 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이준흠 기자입니다.

[기자]



푸드트럭 카페에서 두 노인 점원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손님이 밀려드는 가운데에서도 능숙하게 주문을 받습니다.

<현장음> "(좀 더 주세요.) 일단 요것부터 받고. (식혜 주세요.) 식혜, 식혜도 한 잔 드리죠."

겉보기에 별문제 없는 이들은 경증 치매 환자들입니다.

당장 1시간 전 일이 기억 안 나 좌절하던 이들이었지만, 집 밖으로 나오면서 세상이 달라졌습니다.

<이갑출 / 치매 환자> "뭐든지 나는 못하겠다 싶고 움츠러들었는데, 다니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뭐든지 하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요."



<이원우 / 치매 환자> "치매환자라고 이상하게 옆에 안 오려고 하고… (먼저 갈게요.) 저 분도 같은 치매센터 다니거든요. 같이 지내니까 긴장도 하고 조심도 하고 도움이 많이 되는 거예요."

미술관 나들이에 나선 한 무리의 노인들 역시 치매 환자입니다.

오랜만에 예술 작품도 감상하고, 뇌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 순간은 사진으로 남깁니다.

더 신이 난 건 보호자들입니다.

<추복례·황윤심> "밖에 나오기가 쉽지 않죠. 그런데 정말 저도 묵은 체증, 스트레스 같은 게 쌓여 있잖아요. 집에만 있고 이런 것 때문에 힘들었는데… 엄마한테 선물도 못해 드린 것 같은데, 선물이 된 것 같아 너무 좋고… 좋지 엄마, 그림도 보고. 그치?"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사회활동이 부족하면 치매 발병 위험은 2배 가까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이를 막기 위해 시행 중인 '치매국가책임제', 그 전초기지격인 치매안심센터는 외부 활동은커녕 인력 부족 탓에 검진만도 벅찬 수준입니다.

<최호진 / 대한치매학회 총무이사> "이 서비스의 중심이 되는 치매환자의 관점에서, 치매환자 때문에 고통을 겪는 보호자의 관점에서 좀 더 필요한 서비스가 무엇인지 통합적이고, 세세한 관심과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는 생산가능인구 50명이 치매환자 1명을 돌보는 셈이라면 2050년에는 8명이 1명을 돌봐야 할 정도로 부양 부담이 커집니다.

치매 환자에 대한 인식 전환과 함께 이들이 별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연합뉴스TV 이준흠입니다. (h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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