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이슈워치] 박원순 ·백선엽 평가에 엇갈린 여론…둘로 쪼개진 나라

정치

연합뉴스TV [이슈워치] 박원순 ·백선엽 평가에 엇갈린 여론…둘로 쪼개진 나라
  • 송고시간 2020-07-13 17:44:05
[이슈워치] 박원순 ·백선엽 평가에 엇갈린 여론…둘로 쪼개진 나라

[앵커]

박원순 서울시장, 그리고 백선엽 장군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을 애도하는 대신 조롱과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국민 여론이 또다시 쪼개졌는데요.

오늘 이슈워치에서 짚어봅니다.

국회로 가보죠, 이준흠 기자.

[기자]

네, 지난 9일 실종된 박원순 서울시장, 결국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서울특별시장으로 5일장이 치러졌고, 오늘 영결식도 열렸습니다.

해외에 있던 아들 박주신씨의 귀국 일정 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하지만 박 시장이 불미스러운 의혹을 받고 있는 만큼,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르는 것이 맞느냐, 이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특별시장에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56만명을 넘었습니다.

박 시장이 숨지기 전날, 박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왔다며 전 비서가 고소장을 접수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의혹이 아직 의혹에 불과하고, 그간 박 시장이 이룬 업적이 큰 만큼 서울특별시장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국민 여론이 둘로 나눠진 배경입니다.

[앵커]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러진 장례절차 뿐만 아니라 조문 자체를 두고도 논란이 있었죠?

[기자]

네, 정치권에서 불이 붙었습니다.

야권에서는 조문을 가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박 시장의 성대한 장례 절차와 추모 분위기가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의당 류호정, 장혜영 의원 등은 이런 이유를 들어 조문을 가지 않겠다, 아무 일 없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래통합당 역시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빼고는, 전현직 지도부 모두 박 시장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성추행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겠다고도 했습니다.

반면 여권은 '망자에 대한 예의'를 강조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논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최소한 장례기간만이라도 추모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권변호사, 시민운동가,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박 시장의 인생 역정과 시장으로서 성과 등을 부각하며 '공'이 있음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리더라도 당장은 유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추모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조금 전, 박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가 직접 목소리를 냈습니다.

여권 내 자성의 목소리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열었죠.

"위력에 의한 성추행이 4년간 지속됐다", "박 시장을 용서하고 싶었지만, 스스로 존엄을 내려놔 실망이다"

이런 입장을 직접 전했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칭할 정도로 여성인권에 관심을 가져온 만큼, 여권 내부에서도 박 시장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민주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김해영 최고위원이 "고위공직자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당 차원의 깊은 성찰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입니다.

민주당 차원에서 박 시장의 죽음과 관련한 사과 발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앵커]

박 시장의 조문과 맞물려, 지난 10일 별세한 백선엽 장군의 조문, 장지를 두고도 상반된 주장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백선엽 장군은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인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4성 장군이자 6.25 전쟁 영웅이라는 평가, 그리고 일제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한 친일파라는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박 시장 조문과 맞물려서 여권 인사가 백 장군의 빈소를 찾을 것인지부터가 관심이었습니다.

일단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 등은 백 장군을 조문했습니다.

다만 여권에서는 국립묘지에 안장된 친일파의 묘를 파묘하는 법안을 내는 과정에서 백 장군을 현충원에 안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통합당은 계속해서 대통령이 직접 조문하고, 백 장군을 대전이 아닌 서울 동작 현충원에 안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단 유족과 협의해 국방부가 백 장군을 대전현충원 안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장지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백 장군을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이 논란은 계속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양분된 반응, 정치권 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광장에서 표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서울시청에 박원순 시장 시민분향소가 차려졌고, 시민 2만명 정도가 찾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기에 백선엽 장군을 국가장으로 치르라는 피켓 시위자가 등장했는데요.

결국 박 시장 분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백선엽 장군의 시민 분향소도 차려졌습니다.

시민 공론의 장, 광화문 광장이 이번에도 둘로 쪼개진 모습입니다.

이 과정에서 도를 넘은 발언과 행동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보수성향 유튜브인 가로세로연구소 등이 박 시장의 사망 지점을 찾아 박 시장을 조롱하는가 하면, 일부 박 시장 지지자들이 박 시장을 고소한 전 비서에 대한 신상털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극단으로 치닫는 갈등, 우리 사회가 여전히 풀지 못한 과제라는 점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이준흠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humi@yna.co.kr)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