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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보다 강풍 피해 더 컸던 부산…"너무나 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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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비 보다 강풍 피해 더 컸던 부산…"너무나 긴 밤"
  • 송고시간 2020-09-03 22:25:23
비 보다 강풍 피해 더 컸던 부산…"너무나 긴 밤"

[앵커]

태풍 마이삭은 부산 곳곳에서 강풍과 폭우의 상흔을 남겼습니다.

특히 비 피해보다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컸는데요.

입주 후 가장 강력한 태풍을 만난 101층 고층아파트 주민들은 잔뜩 긴장한 채 밤을 지새다시피 했습니다.

고휘훈 기자입니다.

[기자]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가장 근접했던 시각.

부산 서구에선 바람이 순간 최대 초속 39.2m에 달했습니다.

바위도 날려버릴 기세에 부산 곳곳에서 강풍 피해가 잇따랐습니다.

강한 바람 탓에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갔고, 가로수가 뿌리째 뽑히기도 했습니다.

간판이 종이처럼 사방을 날아다녔고, 구조물이 엿가락처럼 휘어 주저앉았습니다.

강풍은 여러 지역에서 정전 피해를 내기도 했습니다.

강풍에 전선이 끊어지면서 부산에선 5만가구가 정전돼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었습니다.

일순간에 암흑도시가 되면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신고가 천여 건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습니다.

3일 새벽 1시 반쯤, 부산시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이 강풍에 대비하기 위해 베란다 창문에 테이프를 붙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유리가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유리 파편에 손목 등을 베인 여성은 피를 너무 많이 흘려 결국 숨졌습니다.

해운대 방파제에선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려 다리가 부러지는 등 부산에서만 1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강풍 피해와 비교해 침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경남 창원 진해구 용원시장 일대는 1년 중 수위가 가장 높은 백중사리 기간과 태풍 접근 시간이 겹쳐 물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부산 해운대에 101층 규모의 엘시티를 비롯해 마린시티 고층빌딩 등에 사는 주민들은 태풍으로 건물이 흔들리면서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 뜬눈으로 밤을 지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태풍 마이삭이 휩쓸고 간 지난 밤은 부산시민들에겐 너무나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연합뉴스TV 고휘훈입니다. (take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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