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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장례 이틀째 조문 잇따라…이재용 시대 과제는?

경제

연합뉴스TV [이슈워치] 장례 이틀째 조문 잇따라…이재용 시대 과제는?
  • 송고시간 2020-10-26 17:35:56
[이슈워치] 장례 이틀째 조문 잇따라…이재용 시대 과제는?

<출연 : 연합뉴스TV 경제부 배삼진 기자>

[앵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별세한 지 이틀째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회장 타계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가 도래하게 됐는데, 과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취재기자 나왔습니다. 배삼진 기자. 이건희 회장 장례가 가족장으로 진행되고 있는데도 빈소에는 각계인사들의 조문이 잇따르고 있어요. 오늘은 어떤 일정들이 진행됐나요.

[기자]

예, 먼저 오늘 오전 9시에는 입관식이 진행됐습니다. 입관식은 고인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원불교식으로 엄수됐습니다. 원불교 측은 어제 이 회장의 가족들과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사장단 조문을 시작으로 각계인사들의 빈소 방문이 잇따랐습니다.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김기남 부회장, 권오현 고문 등이 가장 먼저 방문했습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경총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다녀갔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대표 등 여야의원들과 정치권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를 통해 삼성전자를 세계 1등으로 만들었다면, 과연 이재용 시대는 어디에 초점에 맞추고 갈지 관심인데요.

[기자]

예, 이건희 회장이 1970년대부터 고군분투했던 노력이 오늘날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죠.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전환되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더 공을 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비전 2030'을 발표했습니다. 이후 화성 라인에 업계 최초로 EUV 기반 7나노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V1 라인을 통해 초미세 공정 생산 규모를 확대했습니다. 이 회장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1등을 했다면,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1등을 하겠다는 각오입니다. 올해 국내외 현장은 20여 차례 방문했는데요. 이달에는 네덜란드와 스위스를 찾았고, 베트남 출장길에도 올랐습니다. 올해 안에 일본도 다녀올 예정입니다. 네덜란드 방문은 최첨단 노광 설비를 확보해 차세대 반도체 생산에 매진하려는 노력이고, 일본 역시 5G 통신장비 시장 개척을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부회장은 정의선 회장과 두 차례 회동하며 자율주행과 미래차 기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는데요. 앞서 2016년 9조 대에 미국 전장사업 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을 바탕으로, 이 부회장은 차세대 먹거리로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한 작업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가가치가 낮은 사업은 정리하고, 금융도 축소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에는 뉴삼성이라는 비전을 내놨습니다. 아버지와는 다른 길을 가겠다는 선언이었는데요. 어떤 움직임이 있었죠.

[기자]

예, 지난 5월 대국민 사과에서 이 부회장은 부친이 고집했던 무노조 경영을 공식폐기했습니다.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불법성 논란에도 "논란이 더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자녀에게는 승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삼성에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했습니다. 뉴삼성, 다른 삼성의 길을 가겠다는 취지입니다. 삼성준법위는 김지형 전 대법관과 봉욱 전 대검 차장 등 법조인과 삼성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시민사회 인사까지 참여하고 있습니다. 어제 삼성준법위는 삼성이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비상해 가는 것이 고인이 남긴 뜻이라며 삼성에 바람직한 준법 문화 정착이 반드시 필요하며 고인이 자신들에게 남긴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지배구조 개편 역시 관심인데요. 다만 현재 여당이 추진하는 보험업법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총자산의 3% 외에는 모두 매각해야 하는 만큼 개편에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상속세가 10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이면서 재원 확보도 과제입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지닌 지분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장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아직은 이른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도 관심이 큰데요. 관련 주가가 오름세입니다. 삼성물산은 장중 전일 대비 18% 이상 올랐고, 삼성생명도 한때 배당 확대 기대감에 9% 안팎, 삼성화재는 2%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지배구조 개편이 빨라질 것으로 보면서 수혜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이건희 회장 승계 후 90년대 삼성그룹은 CJ와 신세계로 나눠졌는데, 이재용 시대 역시 삼성 계열사들이 쪼개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오고 있죠.

[기자]

예, 이건희 회장 시대에는 삼성그룹이 CJ그룹과 신세계그룹, 현 한솔그룹인 전주제지 등으로 계열 분리하며 독립했습니다. 형인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과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이 각각 나눠 맡은 모양새였는데요. 삼성전자 계열사 역시 그렇게 되지 않겠냐는 시각인 겁니다. 2011년부터 호텔신라를 이끌고 있는 이부진 사장의 경우 '리틀 이건희'라는 별명에 걸맞게 경영에서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기도 했죠. 그래서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과 생명 등 주력 계열사를 맡으면,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 차녀인 이서현 이사장이 삼성물산 패션 부문을 맡지 않겠느냐는 얘기죠. 하지만 지분 관계로만 보면 쉽지는 않습니다. 호텔신라는 이부진 사장이 지분이 없습니다. 삼성생명 등 특수관계자가 1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호텔신라가 계열 분리를 하기 위해서는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 지분을 매입하거나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등의 지분과 교환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서현 이사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요.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부진, 이서현 자매가 대주주의 자격을 내려놓고, 굳이 코로나로 어려운 호텔이나 패션 부분을 떼갈 것이냐는 당장 생각할 부분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지금 재계를 보면 3·4세, 나이로 보면 40·50대 총수들로 빠르게 바뀌고 있어요. 산업지형이 바뀌는 만큼 이들의 협력 등 역할의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인데요.

[기자]

예,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계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동일인, 총수로 지정됐지만, 직책이 회장으로 바뀌는 부분은 의미가 있을 텐데요.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이사회 의결을 거쳐 회장으로 승진한 만큼 이 부회장 역시 이런 절차를 통해 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습니다. 4대 그룹 총수만 보면 맏형 역할을 하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59살입니다. 이 부회장이 52살, 정의선 회장은 50살, 구광모 LG그룹 대표는 42살로 최연소인데요. 이들은 종종 만나 재계 현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9월 초에는 이들 총수들이 서울 모처에서 만나기도 했는데요. 앞서 지난 5월에는 정의선 회장이 삼성과 LG, SK 사업장을 찾아 차세대 배터리 협업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죠. 경쟁이 치열했던 선대 때에는 다른 기업을 방문하는 것은 사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는데,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겁니다. 이 때문에 신사업 추진에 있어서 적대적 경쟁 관계가 공생적 협력관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삼진 기자와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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