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 김지수 연합뉴스 융합뉴스부 기자>
[앵커]
미국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선거유세에 막바지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 뒤집기에 나섰고 바이든 후보는 우위를 지키려고 방어전을 펼치는 양상입니다.
이런 가운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해, 표심과 대선 결과에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김지수 기자와 함께 자세히 살펴봅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여전히 우위에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격차가 이달 초보다 좁혀졌지만, 전국 단위로는 바이든 후보가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 분석 웹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가 지난 12일부터 25일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취합한 결과를 보면, 바이든 후보는 전국 단위에서 50.8% 지지율로, 트럼프 대통령을 7.9%포인트 차로 따돌렸습니다. CNN방송은 현재 추세라면 바이든 후보가 290명의 선거인단을 이미 확보해 경합주 여섯 곳의 선거인단 85명을 제외하더라도 선거인단의 과반 270명을 넘었다고 예측했습니다. 대선 승리가 가능한 '매직넘버'를 넘어섰다는 것이죠. 선거 전문매체 '538'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87%로 예상했습니다. 또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예측 모델은, 바이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96%로 봤습니다. 2주 전 91%보다 5%포인트 올라갔습니다. 그러나 대선 승부를 결정 짓는 곳이죠. 선거 때마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을 비롯한 6개 경합주의 경우 오차범위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 예단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도 경합주 여섯 곳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앞서는 폭이 4%포인트로, 전국 단위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뒤졌지만, 선거 당일 승리한 2016년의 '뒤집기'를 재연하는 걸 노리고 있습니다. 때문에 현장 유세에 강점이 있다고 보고 경합주를 중점적으로 누비고 있습니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현상 유지에 방점을 둔 듯 비교적 적은 일정을 소화하며 '굳히기'에 주력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2016년 대선 때 드라마틱한 반전을 이룬 트럼프 대통령이기에, 이번에도 막판 뒤집기에 올인하는 모습인데요. 현재 상황이 4년 전과는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고리로 도덕성 흠집 내기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만, 4년 전 막판 대선판을 뒤흔든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CNN은 "지난 대선에서 확실히 뒤져있던 트럼프는 이맘때 빠르게 상대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갔지만, 올해는 그런 약진을 볼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4년 전에는 클린턴에 대한 이메일 재조사 발표가 '직격탄'이었지만, 올해는 그런 규모의 폭탄 또한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바이든 아들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의혹이 막판에 다시 점화했지만, 그 파괴력은 4년 전에 훨씬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오히려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면서 선거전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대응 실패론이 트럼프 대통령을 옥죄는 형국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맞물려 감염을 우려한 유권자들이 대거 사전투표로 몰린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부담스러운 부분입니다. 선거가 일주일 남았지만, 사전투표 참여자는 벌써 6천만 명을 돌파해, 이미 4년 전 전체 사전투표자 5,800만 명을 가볍게 넘어섰습니다. 이들의 절반은 민주당 지지층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트럼프 대 바이든'의 인물 대결로 선거전을 끌고 가려 하지만, 현재 진행되는 양상은 '트럼프 대 반트럼프' 구도로 비칩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심판론' 쪽에 무게가 실린 듯한 모양새라는 것도 부인할 수 없어 보입니다.
[앵커]
올해 미국 대선은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치러지면서 여러 변수들이 생겨났고요. 투표 결과를 둘러싼 혼란으로 법정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요.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우편투표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겁니다. 미국 대선의 투표 방법은 우편투표, 조기 현장투표, 선거 당일 현장투표로 나뉩니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여러 주가 우편투표 제도를 확대했습니다. 문제는 우편투표에 따른 개표 지연으로 당선인 확정이 늦어지거나 당일 현장투표 결과와 우편투표가 포함된 최종 개표 결과가 다를 경우 불복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편투표가 조작되거나 중복 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며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여론조사나 사전투표 유권자의 지지 정당 정보 분석 결과, 우편투표는 민주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공화당 지지자는 상대적으로 현장투표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 박빙 승부가 전개될 경우 소송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일 현장투표 결과에서 앞서면 바로 승리를 선언하고 이후 우편투표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를 뒤집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인정할 수 없다'며 법정으로 간다는 시나리오죠. 올해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하지 못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지연 속에 근소하게 패할 경우, 소송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최악의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이의가 제기되고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소송이 벌어지면서 주별로 배정된 선거인단 확정이 안 되는 겁니다. 이에 따라 당선인을 결정짓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른다는 얘기입니다. 양측은 소송전에 대비해 대규모 법률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소송까지 갈 경우 최종 판단을 내릴 대법원을 둘러싼 공방은, 이미 미국 정가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배럿 대법관 지명자를 선택하고 상원이 신속한 인준을 추진한 건, 소송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오늘 상원에서 배럿 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통과했고요.
[기자]
에이미 코니 배럿 미국 연방대법관 지명자의 인준안이 상원을 통과했습니다. 막판 표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됩니다. 상원은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찬성 52 대 반대 48'로 배럿 지명자의 인준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공화당 내 이탈표는 수전 콜린스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이번 가결은 대법관 인준 문제를 놓고 여야 간에 두 동강으로 쪼개진 미 의회 내, 그리고 미 사회 내 분열과 양극화를 보여준 사례로도 꼽힙니다. 보수 성향인 배럿 대법관의 합류로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지형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확실한 '보수 우위'로 재편됐습니다. 이에 따라 낙태와 총기 규제,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 성향의 판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일고 대법원이 대통령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배럿 대법관의 조기 인준이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러자 민주당은 인준 절차가 불법적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법관 증원과 같은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이번 배럿 대법관 지명자 인준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대한 승리를 안겨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가 되겠군요. 김지수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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