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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계장' 대신 관리원…달라진 경비원들의 일상

사회

연합뉴스TV '임계장' 대신 관리원…달라진 경비원들의 일상
  • 송고시간 2021-03-28 09:23:50
'임계장' 대신 관리원…달라진 경비원들의 일상

[앵커]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입주민의 갑질, 잊을만 하면 되풀이되고 있죠.

이런 가운데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을 '관리원'으로 바꿔 부르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신현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일부 아파트 경비원은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임말, '임계장'이라고 불리며 천대를 받아왔습니다.

멸시는 호칭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폭언과 신체적 폭력이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고 최희석 경비원 음성유서> "경비가 억울한 일을 안 당하도록 도와주세요."

최씨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세상을 떠난지 10개월.

경비원들의 업무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3년 차 경비원 조병옥씨의 명찰은 다릅니다.

조씨는 경비원이 아닌 관리원으로 불립니다.

경비원 155명에게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호칭입니다.

이곳 포함 아파트단지 146곳에서 뜻을 함께 했습니다.

입주민들은 조씨를 잡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단지를 총괄하는 사람으로 여깁니다.

<현장음> "오늘 날씨 좋네요. (건강들 하셔야지, 운동 많이 하시고.)"

주차관리와 순찰 등 업무 외의 것은 하지 않습니다.

휴식이나 식사도 따로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해결해 입주민들이 방해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조병옥 / 3년 차 관리원> "처음에는 주민들이 술에 취해서 오시면 경비원들을 자기 종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요.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어요. 아파트 모든 업무를 관리한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더라고요."

<지기남 / 입주민대표회장> "보통 아파트 사는 주민들이 개인주의가 강한데, 한 사람도 저한테 왜 명칭을 굳이 힘들게 바꾸느냐, 일부러 일을 고생해서 하느냐 그렇게 이야기한 사람도 없었고…"

우리 사회 속 갑질의 고리를 끊으려는 공동체의 노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신현정입니다. (hyunspir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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