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밝혔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직접 만나 담판을 짓겠다는 의지인데요.
중국 분위기는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중국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조금 전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현재 별도의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는데요.
아직까지 일정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만남의 시기와 방법 등을 계획하는 작업을 이제 시작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언론들은 10월 말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때 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입니다.
만약 10월 로마에서 얼굴을 마주한다면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9개월 만에 대면 회담이 되는 것입니다.
[앵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거의 모든 분야에서 시진핑 주석과 각을 세워오지 않았습니까?
중국도 미국의 의도를 분석하는 데 분주할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 1월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3주가 지나서야 시진핑 주석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당시 시진핑 주석 역시 통상적인 축전조차 보내지 않을 정도로 기 싸움을 벌인 만큼, 첫 통화에서부터 격하게 충돌했는데요.
무려 2시간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홍콩과 신장의 인권 문제, 대만 이슈, 불공정 문제 등을 앞세워 압박했고, 시 주석은 내정 간섭이라며 설전을 벌인 것입니다.
지난 4월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한 기후정상회의에서도 시 주석과 첫 화상 대면을 했지만, 직접 대화는 없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쿼드를 비롯해, 최근에는 G7과 나토, EU 등 주요 다자 정상회의에 잇따라 참석해 대중국 견제 목소리를 키워왔는데요.
이에 대해 중국도 거친 표현을 써가며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자오리젠 / 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 15일)> "미국의 병은 가볍지 않습니다. G7 국가들이 미국의 맥을 짚고 약을 처방해줘야 합니다."
중국 당국도 백악관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데 분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미국은 홍콩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홍콩에서 반중 성향의 목소리를 내온 매체가 이달 안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요?
[기자]
홍콩의 대표적인 반중 매체죠.
빈과일보에 대해 어제(17일) 홍콩 경찰이 홍콩 보안법을 적용해 압수수색과 함께 우리 돈 26억 원에 달하는 자산을 동결시켰는데요.
홍콩에서는 중국의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이자 홍콩 주권반환일인 다음 달 1일 이전에 폐간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홍콩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빈과일보는 지난해 6월 30일 홍콩보안법이 시행된 이후 줄곧 압박을 받아 왔는데요.
앞서 사주인 지미 라이가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가, 불법 집회 가담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데 이어 지난달에는 우리 돈 727억 원의 자산이 동결되기도 했습니다.
홍콩 당국은 빈과일보 인사들과 모든 관계를 끊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는데요.
반중 목소리를 내는 데 대한 압박이 더욱 가혹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이 같은 홍콩 당국의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가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국무부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은 "홍콩 당국의 조치를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자 외세와 결탁했다"며 홍콩 당국이 적용한 보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전적으로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최근 G7과 나토, EU와 잇단 정상회의에서 홍콩의 민주화와 자치권을 훼손했다며 중국을 비판하기도 했는데요.
중국 정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방이 간섭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중국 외교부 홍콩 주재 특파원공서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외부세력은 어떤 형식으로라도 홍콩과 중국 내정에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의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빈과일보에 대해 '폭력을 선동하고 루머를 퍼뜨렸으며, 홍콩을 팔아넘긴 언론의 수치'라고 공격했습니다.
[앵커]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신경전도 심상치 않은데요.
군사적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죠?
[기자]
네, 미국이 최근 대만과의 왕래를 확대하고 관련 목소리를 키우면서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요 7개국 G7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대만 문제를 언급한 직후인 지난 15일에는 총 28대의 군용기를 대만 방공식별구역으로 출격시켰는데요.
역대 최대 규모의 공중 무력 시위를 펼치면서 처음으로 대만 동부 해안으로까지 전투 훈련 범위를 확대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군용기가 오늘도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는데, 대만도 공군기를 긴급 출격시키는가 하면 지상 방공미사일 부대도 추적에 나서며 긴박하게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만 해협에서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만 동부지역에는 '대만판 사드'로 불리는 톈궁 3 미사일이 실전 배치됐습니다.
대만이 자체 개발한 톈궁 3 미사일은 유사시 중국에서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한 고고도 대공 미사일인데요.
중국 군용기의 무단 진입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어제 독자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한 중국은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섰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중국의 관영 CCTV 뉴스채널은 선저우 12호 발사 당일인 어제 종일은 물론이고요.
오늘도 매시간 뉴스마다 관련 소식을 빼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정거장 모듈에 처음 도착한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는데요.
중국 당국은 물론 관영 매체들도 다음 달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이번 유인 우주선 발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유인 우주선이 발사된 것은 지난 2016년 '선저우 11호' 이후 5년 만입니다.
내년 말까지 독자 우주정거장 '톈궁'을 완성하기 위해서인데요.
현재 미국과 러시아 등이 공동 운영 중인 국제우주정거장이 있지만, 2024년까지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그 이후부터는 중국의 '톈궁'이 유일한 우주정거장이 되는 것입니다.
우주 최강국이 되겠다는 이른바 중국의 '우주 굴기'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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