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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 뉴스프리즘] 軍 성범죄 근절 확실한 해법은?

정치

연합뉴스TV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軍 성범죄 근절 확실한 해법은?
  • 송고시간 2021-06-27 09:36:05
[탐사보도 뉴스프리즘] 軍 성범죄 근절 확실한 해법은?

[오프닝: 이준흠 기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시민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한국 사회에 화두를 던지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는 <뉴스프리즘> 시작합니다! 이번 주 <뉴스프리즘>이 주목한 이슈, 함께 보시죠.

[영상구성]

[이준흠 기자]

성추행 피해자인 공군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 큰 충격을 줬습니다. 어렸을 적 꿈이었던 조직은 범죄를 응징하기는커녕, 회유하고 2차 가해까지 저질렀습니다. 현재 사건 수사와 국방부 대응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먼저 신새롬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국민적 공분 일으킨 '성추행 피해 여중사 사망사건' / 신새롬 기자]

상관의 성추행 이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군 중사의 영안실입니다.

숨진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도 빈소는 차려지지 못했습니다.

유족들은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만 보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故 이 중사 어머니> "분명히 여기 오신 분이 너 한 풀어주실 거야. 너 편안하게 쉴 수 있을 거야. 엄마가 못 알아줘서 정말 미안해."

지난 3월, 저녁 자리 뒤 귀가 차량 뒷자리에서 선임에게 강제추행을 당한 이 중사는 이튿날 피해 사실을 정식 신고했습니다.

청원 휴가를 받고 부대 전속도 요청했지만, 2차 가해에 시달리던 이 중사는 다시 출근한 지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고 국민 여론이 악화하자 국방부는 사건을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하고,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욱 / 국방부 장관> "민간 전문가도 참여하고 조언을 받아 가면서 투명하게 수사하도록 하겠습니다. 딸을 돌본다는 그런 마음으로 낱낱이…"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사건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고, 대통령은 이 중사의 추모소를 방문하고, 대국민 사과도 했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사건이 국방부로 이관된 지 이틀 만에 성추행 가해자 장 중사는 구속됐고, 강제 추행과 보복 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를 회유하고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 등을 받는 '2차 가해' 핵심 인물인 노 준위와 노 상사 2명 역시 구속된 가운데, 군검찰 심의위원회는 추가 수사를 주문했습니다.

피해자가 전속했던 15비행단 부대원과 20비행단 군검사 등을 비롯해 피의자로 입건돼 조사를 받는 사람은 모두 13명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신고 후 부대 내 조치와 보고 체계가 '먹통'이 된 이유는 오리무중입니다.

<김정환 / 故 이중사 유족측 변호사> "정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지휘체계를 따라서 보고하는 라인이 있고, 양성평등센터를 통해 보고하는 라인이 따로 있고, 군 수사단계를 통해 보고하는 라인이 있는데, 그 3가지가 모두 작동하지 않아서 국방부에서 이 사건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무슨 이유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분명히 수사를 하고 확인해야 한다…"

또 부실 수사 혐의를 받는 20비행단 군사경찰에서 아직 한 명도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힙니다.

군사경찰은 가해자 장 중사가 보낸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사과로 인식했다고 진술하는 등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확인됐지만, 직무유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조사본부의 '제 식구 봐주기'식 수사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방부 검찰단과 조사본부 등 합동수사단이 수사에 착수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갑니다.

하지만,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 은폐에 가담한 관계자들에게 확실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군은 신뢰 회복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연합뉴스TV 신새롬입니다

[코너:이준흠 기자]

저도 군대를 다녀오긴 했지만, 각종 무기를 다루는 군대는 계급과 상명하복 문화가 '핵심'이라고 할 정도로 특수한 조직이죠.

이런 군 특유의 조직문화가 성범죄 가능성을 높일뿐더러, 제대로 후속 조치도 이뤄지지 않게 만든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故 이 중사 사건의 경우, 성추행 가해자인 장 중사는 같은 '중사' 계급이었지만 이 중사의 '선임'이었습니다.

이 중사 사건을 알고도 신고를 미루며 회유한 노 상사, 과거 이 중사를 직접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노 준위 등 '2차 가해자들' 역시 이 중사보다 높은 계급입니다.

지난해 군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여성 피해자를 보면, 10명 가운데 6명은 계급이 낮은 중·하사입니다.

반면 남성 가해자 대부분은 선임 부사관이나 영관 장교입니다.

더 큰 문제는 후속 조치가 제대로 안 된다는 점입니다.

군 성범죄는 과거에도 여러 번 있었고, 피해자가 발생할 때마다 개선돼, 사실 성범죄 대응 체계는 잘 갖춰진 편입니다.

하지만 조그만 사건·사고도 조용히 넘어가자, 좋은 게 좋은 거다, 이런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죠.

이번 사건의 흐름 역시 피해자가 용기를 내 신고했지만 조사 개시에 2주나 걸렸고, 이 사건에 대한 공군참모총장 보고도 한 달 넘게 이뤄졌습니다. 더 큰 문제는 모두 보고를 받고도 조치를 제대로 안 했습니다.

결국 덮고, 숨기고, 있는 매뉴얼도 따르지 않은 끝에야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죠.

피해 구제 대신 돌아온 2차 가해와 조직적 은폐를 지켜보며 피해자가 느꼈을 무력감과 절망감, 짐작조차 어렵습니다.

미국을 우스갯소리로 '천조국'이라고 부릅니다.

국방비가 거의 1,000조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이 천조국, 미국에서도 군내 성범죄는 끊이지 않아, 한해 2만 명 정도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동안 버티던 군 지휘부조차 결국 성범죄 사건 처리를 군 내 조직이 아닌, 외부 기관에 맡기는 방안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아군에 의한 아군의 공격'이 자정 작용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 셈입니다.

이런 해외 선진국의 움직임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군 내 성범죄로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 이번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 구조적인 원인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인데, 김경목 기자가 문제에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끊이지 않는 극단적 선택…軍 성범죄는 '구조적 문제' / 김경목 기자]

<연합뉴스TV 보도(지난 1일)> "공군 여성 부사관이 선임의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성폭력으로 여군이 세상을 등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13년에는 육군 15사단 대위가 상관의 성추행과 가혹행위로, 2017년에는 해군본부 대위가 성폭행 피해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4년꼴에 한 명의 여군이 성폭력에 사망하고 있지만 달라진 건 없습니다.

폐쇄적인 조직 문화 탓에 '보호받을 수 없다'는 피해자의 두려움은 여전합니다.

<김형남 /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신고해봤자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과 실제로 군에 신고를 했을 때 해결되지 않았던 주변 동료들의 문제를 여군들이 이미 학습을 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군사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최근 5년간 재판에 넘겨진 군 성범죄 사건은 2,170여 건 입니다.

하지만 이 중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비율은 10%에 불과합니다.

민간과 달리 군검찰과 법원은 부대 지휘관에 종속돼 있는데 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휘관의 진급 누락 등 우려가 있어 사건 축소나 은폐 유혹이 클 수밖에 없는 겁니다.

<김형남 / 군인권센터 사무국장> "가족 같은 분위기라는 것을 강조하고 매번의 사건마다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이 피해자를 회유합니다. 저 사람도 앞날이 있고 가해자도 이번에 한 번 실수 했을 뿐인데 용서해주면…"

전문가들은 결국 반복되는 군 성범죄를 막기 위해 중요한 것은 폐쇄적인 병영 문화를 탈피하려는 지휘관들의 인식 변화라고 말합니다.

<양 욱 /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겸임교수> "아래에서 위로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의 통로가 마련돼야 되는 측면이 있지 않겠느냐. 이런 부분이 군대를 군대답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부하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강한 국방력으로…"

국방을 위해 젊음을 바친 생명을 또 잃기 전에 군 전반에 대한 개혁이 더 이상 늦어져선 안 된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김경목입니다.

[이준흠 기자]

국회는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군사법원법 개정 등 성범죄 대책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누군가 죽거나 다치기 전에, 미리 법과 제도가 개선됐으면 좋겠는데요. 이 내용은 한지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軍 성범죄 근절 해법은? "군 사법체계 개혁 절실" / 한지이 기자]

그동안 군대 내 성범죄 피해자들은 가해자가 아닌 군 사법체계 전체와의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다고 말합니다.

군 안에서 벌어진 성범죄는 수사도 재판도 모두 부대 안에서 해결되다 보니 군검찰, 군 법원의 독립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겁니다.

우리 군의 경우 군 지휘관이 행정은 물론 수사부터 기소, 재판부 구성, 판결 확인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관장하는 제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사건 은폐와 축소를 막으려면 사법권 위에 지휘권이 있는 구조를 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최용근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사법센터 부소장> "군 지휘관이 수사에서 재판에 이르기까지 과도하게 개입하는 현재의 군사법원 제도 하에서는 군사재판의 권위와 사법적 가치가 훼손될 수밖에 없습니다. 군조직과 지휘권 자체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이어질 수 있고…"

국회에서는 현행 군사재판의 경우 1심과 2심은 군사법원에서 담당하고 3심은 대법원이 맡아서 진행하는데, 군사법원을 폐지하거나 1심만 유지하도록 축소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또 민주당 군 성범죄 근절 및 피해자 보호 혁신 TF를 중심으로 군 성범죄에 대해서는 수사부터 재판까지 민간이 담당하도록 하는 군사법원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박혜림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군단급 지휘관은 군 사법 체계에 관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권한이 있는데요. 군 수사 및 재판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휘관의 권한이 개선될 필요가 있습니다."

군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제 식구 감싸기라는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처벌과 책임을 제대로 물을 수 있도록 군사법 체계의 공정성과 균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연합뉴스TV 한지이입니다.

[클로징: 이준흠 기자]

이 중사를 위한 온라인 추모공간이 있습니다. 분노하고, 또 슬퍼하는 많은 시민들이 애도의 마음으로 방문하고 있는데요. 저희 제작진도 글을 하나 남겨보았습니다.

이 중사의 장례식장에는 평소 그가 좋아했던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이 흘렀다고 하죠. 소식을 들은 밴드가 직접 추모 공연도 열었다고 합니다. 앞서 남긴 다짐처럼, 제2의 이 중사가 생기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데 저희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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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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