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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졸업장'…칠곡할매들 명예졸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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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빛나는 졸업장'…칠곡할매들 명예졸업식
  • 송고시간 2023-01-28 13:24:39
'빛나는 졸업장'…칠곡할매들 명예졸업식

[생생 네트워크]

[앵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새해를 맞아 공무원들에게 보낸 연하장에 사용한 '칠곡할매글꼴'이 화제였는데요.

'칠곡할매글꼴'은 뒤늦게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손글씨를 디지털 글씨체로 만든 겁니다.

최근 칠곡할매들의 졸업식이 열렸는데요.

정지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은 할머니들의 얼굴에 긴장과 설렘이 가득합니다.

특별 수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이종희, 추유을, 이원순, 권안자, 김영분 할머니.

아쉽게 맏언니인 91살 이종희 할머니는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수업을 기다리며 교실에 앉자 어느새 70·80대의 나이도 잊은 듯, 10대 소녀의 마음으로 돌아간 듯합니다.

수학 교사 출신의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40여 년 만에 다시 교탁 앞에 섰습니다.

<현장음> "차렷, 선생님께 경례!"

반장의 구령에 인사를 마치고, 선생님의 출석 확인도 이어집니다.

<현장음> "김영분(네)"

특별 수업은 경북의 4대 정신을 주제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1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마지막 받아쓰기 시험은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어 긴장감은 배가 됐지만, 모두가 100점을 받자 비로소 얼굴에 웃음꽃이 핍니다.

특별 수업을 마친 칠곡할매들에겐 경북도민행복대학 명예 졸업장이 수여됐습니다.

<이철우 / 경북도지사> "할머니들이 그동안 졸업장 없이 공부했고 또 이처럼 정식 수업을 안 해봤는데 졸업장을 주게 돼서 매우 저도 기쁘고 할머니들은 보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학생의 꿈을 이루지 못했던 할머니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권안자 / '칠곡할매글꼴' 할머니> "'아이고 아예 모르는 거 모르고 살지 뭐' 이런 생각도 했어요. 너무 좋지요. 평생 못 할 걸 이제 늙어서 하니까 좋지요."

<김영분 /' 칠곡할매글꼴' 할머니> "배워서 이런데 와서 사진도 찍고 여럿이 만나니 반갑고 기쁘고 모두 선물이고 졸업장을 이래 줘서 얼마나 기쁘고 반갑고 좋습니다."

배운 뒤 또 그만큼 잊어버리기 다반사지만,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된 할머니들은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힙니다.

<김영분 / 칠곡할매글꼴> "지금은 그릇 같은 거도 그렇고 모든 걸 사면 영어가 많잖아요. 그러니 영어를 좀 배우면 싶어요. 영어도 배우고 아직 한글도 짧아서 좀 더 배우면 싶고 그렇습니다."

연합뉴스TV 정지훈입니다. (daegurain@yna.co.kr)

#칠곡할매글꼴 #명예졸업 #경북도민행복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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