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北 탄도미사일 발사…예사롭지 않은 김주애 우상화
<출연 : 이봉석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은 우선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속보를 간략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와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지난주에 열린 열병식에서 북한이 김주애의 백마를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열병행렬의 첫 번째로 소개됐습니다.
또 김주애의 모습이 담긴 우표 도안도 여러 장 공개됐습니다.
북한이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동안 무성했던 후계자설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 북한이 적이라는 규정이 담겼습니다.
북한에 대한 표현이 바뀐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방금 들어온 속보인데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요.
[기자]
네, 합참이 1시간 전쯤에 발표했는데요.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미사일은 최소 한 발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북한이 탄도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군은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새해 벽두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9일만으로, 올해 두번째 도발입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 주도의 안보리 소집에 반발하는 성격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은 어제 안보리 회의 소집을 비난하는 외무성 담화를 냈습니다.
또 다음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주목됩니다.
[앵커]
앞에서 김주애 우상화를 말씀하셨는데, 김주애의 백마와 김주애가 등장하는 우표 도안이 공개된 걸 두고 말씀하시는 거죠.
[기자]
네, 우선 지난주 열린 열병식에서는 각종 무기뿐 아니라 김주애의 백마도 공개됐습니다.
열병 대열의 맨 처음 명예기병종대가 행진할 때인데, 김정은 위원장의 말 다음에 소개됩니다.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 잠시 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갑니다."
북한은 아직 주애라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 때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말할 때 카메라가 김주애의 얼굴을 잡고 있고, 2013년 방북한 전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가 낳은 딸이 주애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주애의 등장은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는데요, 앞으로는 그의 공개활동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그의 백마가 공개되면서 나중에 아버지 김 위원장과 함께 말을 타는 모습도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실제로 김주애는 어제 김 위원장과 함께 스포츠를 관람하며 군 관련 이외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전구를 내달렸다고 소개됐는데요.
앞서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8개월 만인 2019년 10월 백두산 일대를 말을 타고 달리는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백마를 타고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다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따라 한 것이라는 얘기들이 당시에 있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말을 타는 모습을 자주 공개하는 건 선전 구호로 많이 쓰이는 천리마 운동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이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백마가 사실은 러시아산으로 알려져 있다면서요.
[기자]
네, 정확히는 러시아 오를로프종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를로프종은 승마를 할 때 보통 타는 갈색말들과 비교해 더 빠르고 힘도 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2015년 오를로프를 61마리 수입했고, 작년 11월 북러열차가 2년 만에 운행이 재개되자 고위층용으로 51마리를 사들였다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도 있습니다.
2020년 초에도 2마리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당시 마리당 구입 가격은 1만2천 달러, 지금 환율로 따지면 1,500만 원 정도입니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을 호가하는 명마들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주민들은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는데, 사치품 수입에 열을 올린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 타는 말을 공개한 데 이어서 북한이 김주애를 우상화하려는 다른 조짐들도 있습니다.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하라고 당국이 지시했다는 보도도 있고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살았거나 살고 있는 주민들도 일성이나 정일, 정은 같은 이름을 가지면 강제로 바꾸게 했는데, 김주애한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겁니다.
또 새로 나온 우표 도안 8종 가운데 무려 5종에 김주애가 등장했습니다.
역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외신들을 중심으로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설이 퍼지고 있지만 아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주 열병식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김주애의 후계자설을 자세하게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김주애가 열병식에서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이름 대신 쓰는 호칭도 격상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렸습니다.
특히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후계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봤을 때 후계자설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김주애의 나이, 북한 체제의 가부장적 성격 등을 고려할 때 그렇다는 겁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런 점들을 들어 " 후계자설과 관련해서는 의문점이 많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의 얘기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주애의) 나이는 10~11세로 추정이 되고 있어요. 너무 어리다는 거고요. 또 지금 후계자 수업을 준비하기에는 김정은이 39세입니다. 84년생이니까. 너무 젊다는 거죠."
그렇다면 북한이 이렇게 김주애를 띄우는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단단히 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과 그 일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김주애를 끌어들였다는 겁니다.
심각한 식량난 등 민심이 흉흉해지자 주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의도된 연출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반면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열병식 행사장 구석에서 실무적인 역할만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거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도 김여정 부부장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김주애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가 공개됐죠.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다시 담겼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작년 12월 국방백서 초안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들어갔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공식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적시됐습니다.
국방부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전하규 / 국방부 대변인> "북한 위협의 실체와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명확히 기술하였습니다."
북한이 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건 6년 만입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했고 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었습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국방부가 북한의 위협을 거론한 것처럼 현재 북한도 남한을 '명백한 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작년 말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입니다.
<조선중앙TV> "남조선 괴뢰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한을 적으로 지목한 이유 가운데는 북한의 핵 개발도 있는데요.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70여㎏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되는데, 2020년에는 50여㎏였습니다.
국방백서는 다만, 북한 핵무기의 전체 규모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100기 안팎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병력 규모는, 북한군 상비 병력은 128만여 명으로 2년 전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국군은 2년 전 65만5천여 명에서 50만여 명으로 쪼그라들어 북한이 2.5배 많았습니다.
인구와 군 복무기간이 모두 줄었기 때문입니다.
규모 면에서는 북한이 우세하지만, 첨단 무기 등 질적 측면에서는 국군이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 같은 비대칭 전력을 늘려가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이런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3축체계 능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방백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호칭에서 국무위원장을 빼 '김정은'이라고 바꿨습니다.
[앵커]
국방백서 얘기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호칭뿐 아니라 일본에 대한 기술도 많이 달라졌죠.
[기자]
네,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는데요.
2년 전과 비교해 똑같이 '이웃국가'라고 소개했지만, 수식어가 달라졌습니다.
일본과 한층 긴밀한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양국이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이 6년 만에 재등장했는데, 국방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인데요,
오늘 밤 또는 내일 새벽, 한일 외교장관이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열 것으로 보여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또 2020년 국방백서에는 미국과 북한을 붙여서 부를 때 '북미'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번엔 '미북'으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적인 북한보다 혈맹인 미국을 먼저 내세운 겁니다.
그저께 목요일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북한이 말하는 광명성절이었습니다.
김덕훈 내각 총리 등 고위 간부들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대신 전날인 수요일 평양 주택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올해 첫 현지 시찰에 나선 건데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이 도발보다 민생을 더 챙길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는데, 북한이 오늘, 올해
두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을 벌이면서 섣부른 기대가 아니었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기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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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출연 : 이봉석 연합뉴스TV 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네, 오늘은 우선 북한이 동해상으로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속보를 간략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와 윤석열 정부 첫 국방백서에 대해 집중적으로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지난주에 열린 열병식에서 북한이 김주애의 백마를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열병행렬의 첫 번째로 소개됐습니다.
또 김주애의 모습이 담긴 우표 도안도 여러 장 공개됐습니다.
북한이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동안 무성했던 후계자설은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에 북한이 적이라는 규정이 담겼습니다.
북한에 대한 표현이 바뀐 배경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우선 방금 들어온 속보인데요.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요.
[기자]
네, 합참이 1시간 전쯤에 발표했는데요.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미사일은 최소 한 발이 발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해상보안청도 북한이 탄도 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를 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군은 비행거리, 고도, 속도 등 제원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새해 벽두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9일만으로, 올해 두번째 도발입니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미국 주도의 안보리 소집에 반발하는 성격으로 분석됩니다.
북한은 어제 안보리 회의 소집을 비난하는 외무성 담화를 냈습니다.
또 다음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군사훈련을 앞두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점도 주목됩니다.
[앵커]
앞에서 김주애 우상화를 말씀하셨는데, 김주애의 백마와 김주애가 등장하는 우표 도안이 공개된 걸 두고 말씀하시는 거죠.
[기자]
네, 우선 지난주 열린 열병식에서는 각종 무기뿐 아니라 김주애의 백마도 공개됐습니다.
열병 대열의 맨 처음 명예기병종대가 행진할 때인데, 김정은 위원장의 말 다음에 소개됩니다.
북한 매체의 보도 내용 잠시 보시겠습니다.
<조선중앙TV> "우리 원수님 백두전구를 주름잡아 내달리셨던 전설의 명마, 그 모습도 눈부신 백두산군마가 기병대의 선두에 서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제분께서 제일로 사랑하시는 충마가 그 뒤를 따라 활기찬 열병의 흐름을 이끌어갑니다."
북한은 아직 주애라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린 대로 '존귀하신 자제분', '존경하는 자제분' 등으로만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열병식 때 '사랑하는 자제분'이라고 말할 때 카메라가 김주애의 얼굴을 잡고 있고, 2013년 방북한 전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이 김정은 위원장과 리설주가 낳은 딸이 주애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주애의 등장은 군사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는데요, 앞으로는 그의 공개활동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 그의 백마가 공개되면서 나중에 아버지 김 위원장과 함께 말을 타는 모습도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실제로 김주애는 어제 김 위원장과 함께 스포츠를 관람하며 군 관련 이외 행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열병식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전구를 내달렸다고 소개됐는데요.
앞서 김 위원장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8개월 만인 2019년 10월 백두산 일대를 말을 타고 달리는 사진이 공개된 적이 있습니다.
백마를 타고 항일 빨치산 활동을 했다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따라 한 것이라는 얘기들이 당시에 있었습니다.
북한 매체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말을 타는 모습을 자주 공개하는 건 선전 구호로 많이 쓰이는 천리마 운동과 연관돼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북한이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내세우는 백마가 사실은 러시아산으로 알려져 있다면서요.
[기자]
네, 정확히는 러시아 오를로프종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를로프종은 승마를 할 때 보통 타는 갈색말들과 비교해 더 빠르고 힘도 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2015년 오를로프를 61마리 수입했고, 작년 11월 북러열차가 2년 만에 운행이 재개되자 고위층용으로 51마리를 사들였다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의 보도도 있습니다.
2020년 초에도 2마리를 구매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러시아 언론에 따르면 당시 마리당 구입 가격은 1만2천 달러, 지금 환율로 따지면 1,500만 원 정도입니다.
수억 원에서 수십억을 호가하는 명마들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지만 주민들은 식량난으로 굶주리고 있는데, 사치품 수입에 열을 올린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편, 타는 말을 공개한 데 이어서 북한이 김주애를 우상화하려는 다른 조짐들도 있습니다.
'주애'라는 이름을 가진 주민들에게 개명하라고 당국이 지시했다는 보도도 있고요.
김일성 주석, 김정일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살았거나 살고 있는 주민들도 일성이나 정일, 정은 같은 이름을 가지면 강제로 바꾸게 했는데, 김주애한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겁니다.
또 새로 나온 우표 도안 8종 가운데 무려 5종에 김주애가 등장했습니다.
역시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외신들을 중심으로 김주애의 후계자 내정설이 퍼지고 있지만 아직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주 열병식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김주애의 후계자설을 자세하게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김주애가 열병식에서 예사롭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이름 대신 쓰는 호칭도 격상되면서 이런 관측에 힘이 실렸습니다.
특히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후계자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을 봤을 때 후계자설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김주애의 나이, 북한 체제의 가부장적 성격 등을 고려할 때 그렇다는 겁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런 점들을 들어 " 후계자설과 관련해서는 의문점이 많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전문가의 얘기도 들어보시겠습니다.
<차두현 /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김주애의) 나이는 10~11세로 추정이 되고 있어요. 너무 어리다는 거고요. 또 지금 후계자 수업을 준비하기에는 김정은이 39세입니다. 84년생이니까. 너무 젊다는 거죠."
그렇다면 북한이 이렇게 김주애를 띄우는 의도가 무엇일까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통일부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백두혈통'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단단히 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과 그 일가에 대한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김주애를 끌어들였다는 겁니다.
심각한 식량난 등 민심이 흉흉해지자 주민들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의도된 연출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반면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열병식 행사장 구석에서 실무적인 역할만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거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도 김여정 부부장은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이례적인 것은 아니지만,
김주애가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백서가 공개됐죠.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이 다시 담겼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작년 12월 국방백서 초안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들어갔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공식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적시됐습니다.
국방부의 발표 내용 들어보시겠습니다.
<전하규 / 국방부 대변인> "북한 위협의 실체와 엄중함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명확히 기술하였습니다."
북한이 적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건 6년 만입니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그해 발간된 백서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적'이란 표현이 재등장했고 박근혜 정권까지 유지됐었습니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8년과 2020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표현이 사라졌습니다.
국방부가 북한의 위협을 거론한 것처럼 현재 북한도 남한을 '명백한 적'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작년 말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입니다.
<조선중앙TV> "남조선 괴뢰들이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으로 다가선 현 상황은 전술핵무기 다량 생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부각시켜주고, 나라의 핵탄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면서…"
북한을 적으로 지목한 이유 가운데는 북한의 핵 개발도 있는데요.
국방백서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 70여㎏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되는데, 2020년에는 50여㎏였습니다.
국방백서는 다만, 북한 핵무기의 전체 규모는 밝히지 않았는데요.
전문가들은 북한이 100기 안팎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병력 규모는, 북한군 상비 병력은 128만여 명으로 2년 전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국군은 2년 전 65만5천여 명에서 50만여 명으로 쪼그라들어 북한이 2.5배 많았습니다.
인구와 군 복무기간이 모두 줄었기 때문입니다.
규모 면에서는 북한이 우세하지만, 첨단 무기 등 질적 측면에서는 국군이 앞서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다만, 북한이 핵무기 같은 비대칭 전력을 늘려가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국방부는 북한의 이런 위협에 대응해 한국형 3축체계 능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국방백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호칭에서 국무위원장을 빼 '김정은'이라고 바꿨습니다.
[앵커]
국방백서 얘기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호칭뿐 아니라 일본에 대한 기술도 많이 달라졌죠.
[기자]
네,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 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는데요.
2년 전과 비교해 똑같이 '이웃국가'라고 소개했지만, 수식어가 달라졌습니다.
일본과 한층 긴밀한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가 담겼습니다.
'양국이 가치를 공유한다'는 표현이 6년 만에 재등장했는데, 국방부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일 관계의 최대 현안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 문제인데요,
오늘 밤 또는 내일 새벽, 한일 외교장관이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열 것으로 보여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됩니다.
또 2020년 국방백서에는 미국과 북한을 붙여서 부를 때 '북미'라는 단어를 썼는데, 이번엔 '미북'으로 순서를 바꿨습니다.
같은 민족이지만 적인 북한보다 혈맹인 미국을 먼저 내세운 겁니다.
그저께 목요일은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 북한이 말하는 광명성절이었습니다.
김덕훈 내각 총리 등 고위 간부들은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참배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대신 전날인 수요일 평양 주택건설 현장을 찾았습니다.
올해 첫 현지 시찰에 나선 건데요.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 위원장이 도발보다 민생을 더 챙길 수도 있다는 기대도 있었는데, 북한이 오늘, 올해
두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을 벌이면서 섣부른 기대가 아니었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이 기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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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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