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제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선 자유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성조기를 흔드는 고공시위가 펼쳐졌습니다.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을 하루 앞두고 주요 고가도로에 감시원들이 배치되는 등 경계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였는데요.
시위 도중 붙잡힌 여성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고 이후 후속 상황도 알려지지 않지만, 현장을 찍은 영상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유포되고 있습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추모한 사회활동가들이 경찰에 줄줄이 체포됐는데요.
베이징 임광빈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망루 위에서 현수막을 펼치려는 여성과 이를 막아서는 남성이 몸싸움을 벌입니다.
남성이 여성의 목을 비틀어 넘어뜨리자, 고가사다리를 타고 올라 온 또 다른 남성이 합세해 현수막을 빼앗습니다.
여성이 들고 있던 현수막에는 미국 국기가 그려져 있었고, 주변에서는 전하고자 하는 말이 적힌 전단지도 발견됐습니다.
"중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 "탈출하고 싶은 곳이 아닌 누구나 오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즉시 행동하자"고 촉구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시위가 벌어진 곳은 베이징 중심 톈안먼에서 곧장 북쪽에 자리한 올림픽공원 내 다목적방송타워입니다.
마침 유명 가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바로 옆 국가체육장을 찾았던 많은 인파가 이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시위 영상은 트위터 등 서방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는데, 그 아래는 "6월 4일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 달렸습니다.
<화면출처 / 트위터> "종이 위에 뭐라고 쓰여있는지 확인해 보자."
이번 시위는 톈안먼 사태 34주기를 앞두고 지난해 '시진핑 타도' 현수막 시위가 벌어진 고가도로 '스퉁차오' 주변을 비롯해 베이징 시내 곳곳의 경비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일어났습니다.
한편, 홍콩에서는 검은 옷을 입거나, 흰 꽃을 든 사람, '5월 35일' 등 톈안먼 시위를 떠올리게 하는 표현을 쓴 경우 줄줄이 검문을 당하거나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콩 경찰이 체포 또는 연행했다고 밝힌 명단에는 야당 대표와 홍콩기자협회 전 회장, 민주 활동가 등이 포함됐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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