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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방검복' 입고 수업 들어가는 교사…"살기 위해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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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단독] '방검복' 입고 수업 들어가는 교사…"살기 위해 입었다"
  • 송고시간 2024-02-21 08:24:19
[단독] '방검복' 입고 수업 들어가는 교사…"살기 위해 입었다"

[앵커]

최근 언론을 통해 방검복을 입은 교사 사진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저희가 교사를 직접 만나 방검복을 입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엄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전북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교사 A씨는 자신이 방검복을 입은 이유에 대해 살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 A교사> "나 죽으면 어떡하지 내 가족은…살기 위해서 입었죠."

그가 방검복을 입게 된 건 2년 전인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학교 내에서 흡연 문제를 지도하던 중 한 학생과 언쟁이 벌어졌고 이후 해당 학생과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9월에는 체육 시간에 불성실한 수업 태도를 두고 교사가 훈계를 하자 학생이 흉기로 살해하겠다며 이를 여러 학생들에게 말하기까지 했다고 교사는 전했습니다.

학교장과 면담을 통해 살해 협박을 한 학생과의 분리 조치 및 특별휴가 등을 요청했지만 즉각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습니다.

그사이 계속된 불안감과 공포, 그리고 가족의 요청에 의해 교사는 결국 방검복을 입게 된 것입니다.

< A교사> "살해 협박까지 있고 위급한 상황이라고도 누차 전달했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제가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던 아내도 이제 매우 불안해하는 거죠. 그러면서 이걸 입지 않으면 학교를 가지 말라는…."

이후 학교교권보호위원회가 열렸고 해당 학생에게 '출석 정지' 권고 조치가 내려졌으나 학생 측은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하고 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교사는 살해 협박 등의 혐의로 학생을 고소한 상황.

교사 A씨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대해 안타까워하면서도 우리 교육현장이 서로 보호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 A교사> "이 일은 안타까운 일이죠. 저한테 그렇게 했다고 학생이 비난받기를 바란 것도 아니고요.…이분법적으로 어떻게 나눠서 누구 잘잘못이 아니라 모두가 잘못을 하고 있고 모두가 바뀌어 가야겠죠."

A 교사는 8년간 몸담았던 교단을 떠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엄승현입니다. (esh@yna.co.kr)

#교사 #방검복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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