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토요일 아침, 미혼남녀 서른 명이 모였습니다.
1박 2일 동안 짝을 찾기 위해서인데요.
나는 솔로냐고요? 아닙니다.
바로 '나는 절로' 입니다.
조계종이 주선하는 짝 찾기 프로그램, 나는 절로는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원래 '템플스테이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불자 미팅을 주최해왔는데, 인기몰이 중인 미팅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본떠 작년부터 '나는 절로'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습니다.
조계종 행사지만 종교는 무관, 스물다섯에서 서른다섯 살 사이 청춘 남녀라면 참가 가능한데요.
남녀 248명이 지원했을 정도로 경쟁이 꽤나 치열했습니다.
독실한 불자 참가자도 있었고, 불교는 아니지만 템플스테이를 겸해 찾아왔다는 참가자도 있었습니다.
친구가 나는 절로에서 짝을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한 사람도 있었는데요.
지원동기는 다양했지만, "짝을 찾고 싶다"는 마음은 모두 같았습니다.
뉴스잇, 오늘은 절에 모인 미혼남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직접 나는 절로 현장에 다녀왔는데요.
최종커플, 몇 쌍이 탄생했을까요.
영상으로 함께 보시겠습니다.
네. 제가 토요일 하루 내내 함께했었는데 다음 날 최종 선택에서 모두 일곱 커플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참가자 서른 명 중에서 14명이 짝을 찾은 셈이니까, 꽤 높은 성사율이죠.
그렇다면 '나는 절로' 인기 요인이 뭘까요.
전문가에게 물어봤습니다.
<정덕현 / 대중문화평론가> "미팅·소개팅, 이런 개념들이 있었다면, 지금 젊은 세대한테는 그런 만남들이 갖고 있는 인위적인 성격들이 부담으로 많이 다가와서… 훨씬 더 자연스러운 만남을 원한다…. 방송 프로그램이나 이런 데에서 연애 리얼리티를 접하게 되면서, 그 형식을 그대로 따온 현실에서의 만남. 이런 것들이 프로그램으로 들어오면 좋겠다는 바람들이 있는 것이죠.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는 인위적일 수 있지만, 참가하는 건 인위적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실제 남녀가 만나는 과정들은 조금은 편안하게,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질 수 있는…. 절이 갖고 있는, 마음의 평화를 얻고 싶고, 편안한 느낌에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부분들… 이 부분을 기본적으로 같이 공유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젊은 친구들이 현실적 문제에서 조금 벗어나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주어졌으면 하거든요. 운동을 같이 한다거나. 같이 영화를 본다거나. 같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그에 대해 얘기를 한다거나…. 아예 (연애를) 시작조차 안 하는 분위기를 깰 수 있는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문화적으로 많이 만들어져야 되고 그런 것을 지원해주는 정책 같은 게 있어야된다는 것이죠."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지만, 좀처럼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가 없는 청춘들에게 '나는 절로'는 앞으로 더 인기를 끌 것 같습니다.
이처럼 종교계와 지자체까지 나선 '이색 중매'가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귀 기울여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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