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쓰레기 더미 속에 섞여 버려진 거액의 현금이 환경미화원들의 도움으로 주인에게 되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세종시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이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환경미화원들이 옹기종기 모여 쓰레기 더미를 뒤집니다.

굴삭기도 나서 쓰레기 더미를 펼치고, 뒤집습니다.

무엇인가를 찾은 듯 한 곳을 집중적으로 살핍니다.

지난달 24일, 세종시 자원순환과로 걸려 온 한통의 전화.

수화기 넘어 60대 여성은 다급한 목소리로 아들의 암 수술비 2,6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 자동집하시설에 버렸다고 호소했습니다.

<강현규 / 세종시 자원순환과>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가능하면 따로 반출을 해서 넓게 펼쳐놓고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알아봐야겠다…"

집하시설에 투입된 쓰레기는 폐기물 집하장으로 이송돼 매립되기 때문에 급히 폐기물 집하장에 연락해 쓰레기 반출을 중단하고, 모아진 쓰레기를 한 데 모아 잃어버린 돈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24t에 달하는 엄청난 쓰레기의 양에 놀랐지만, 세종시 환경미화원들이 8시간 동안 그야말로 사투를 벌였습니다.

<곽영신 / 세종시 생활폐기물 종합처리시설 운영팀장> "돈이 마르고 그랬으면 찾기가 더 쉬웠을 텐데, 젖어있는 상태에서 여러군데 흩어져 있다보니까 찾기가 더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5만원권과 1만원권을 하나씩 하나씩 발견해 나갔고, 최종적으로 1,828만원을 찾아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머지 금액은 찢어지고 다른 쓰레기와 섞여 찾지 못했습니다.

돈을 모두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여성은 세종시 홈페이지에 감사의 글을 올리며 인사를 전했습니다.

<민원인> "저한테는 소중하고 귀한 돈이였는데, 제가 순간 정신이 없는 바람에 큰 실수를 저질러서 그 와중에도 저를 이렇게 너무 도와주시고 그러셨던 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제가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 지"

세종시는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소중한 병원비가 치료에 잘 쓰여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이호진입니다.

[영상취재기자 : 임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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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진(ji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