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내 과학수사 기법은 세계 각국이 주목할 만큼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데요.

지문이나 DNA를 감식하는 것을 넘어, 이제는 사건사고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기체를 분석해 증거자료로 활용하는 기술까지 선도하고 있습니다. 김선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손바닥만한 크기의 기계 끝에 황동빛 관이 달려있습니다.

바로 '위해기체 포집기'입니다.

'공기'를 분석해야만 정확한 경위를 파악할 수 있는 사건사고 현장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정유진 / 법과학연구센터 연구관> "주로 화재, 폭발 현장에서 운용을 시작했고, 요즘에는 안전사고 현장에서도 많이 의뢰가…맨홀 뚜껑 안에서 작업하시다가 돌아가시는 환경이라든지 주택, 호텔에서 가스 누출 사건이 발생한다든지…"

이 장비로 현장에서 기체를 포집해 연구소로 보내면 정밀 분석 장비를 이용해 길어도 반나절 만에 기체 종류를 검출해냅니다.

2019년부터 본격적인 운용을 시작했는데, 이렇게 휴대가 가능한 이동형 포집기는 우리나라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언제든 질식 위험이 도사리는 사고 현장.

위해 기체를 직접 담아오는 건 사람이 아닌 위해기체 탐지로봇, 일명 '로봇 개'가 맡을 전망입니다.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건 물론 가파른 산비탈도 거침없이 전진합니다.

몸체를 숙이거나 제자리 회전도 자유자재라 붕괴 위험이 있는 좁은 현장 수색도 가능합니다.

"사람이 들어가기 어렵거나 위험한 곳은 이렇게 로봇개에 포집기를 부착해 위해기체를 모아올 수 있습니다."

수년간 기체 분석 기술을 쌓아온 경찰의 궁극적인 목적은 지문, 유전자에 이어 기체를 '제 3의 지문'으로 보고, 사람을 구별해내는 새로운 수사 기법으로 확장하는 겁니다.

<임희정 / 법과학연구센터장> "증거가 없는 현장에서 증거를 찾는 것이 과학 수사에서 굉장히 중요한데요. 결국 범인도 숨을 쉬는 존재입니다. 미세한 기체를 가시화해서 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규명하는…"

내쉰 숨만으로도 범인을 검거하는 세상, 그 선두에 대한민국 과학수사가 있습니다.

연합뉴스TV 김선홍입니다.

영상취재 임예성

영상편집 강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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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홍(red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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