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천국제공항 임대료를 둘러싸고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사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적자를 감당할 수 없다며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는 면세점 측과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공사 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요.

이에 면세점 측은 사업 철수까지 고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김도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며 법원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코로나19 이후 지속되는 수백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 2023년 이들은 경쟁 입찰을 통해 인천공항 내 면세사업권을 10년 계약으로 따냈는데, 당시 임대료는 ‘여객 수'에 '객단가’를 곱하는 연동형 방식으로 책정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한 반면 면세점 매출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적자가 불어났고, 이에 삼일회계법인은 재입찰이 진행되면 임대료 수준이 현재보다 약 40% 낮아질 거라는 감정 결과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반면 인천공항공사 측은 "입찰 경쟁 당시 면세점이 먼저 제시한 금액인 만큼 계약 후 임대료를 조정하는 건 입찰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단호한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공사는 이미 법률 검토를 마쳤고 오는 28일 예정된 법원 2차 조정기일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협상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자, 면세점 측은 사업 철수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사업권 중도 반납 시 위약금 1,900억 원을 물어야 하지만, 양사는 남은 계약 기간의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신라·신세계면세점 법률대리인 > "감당이 안 될 것 같아요. 여객 수가 늘면 손해가 가중되는 구조인 것 같아요. 이제 (계약 기간) 8년 남았는데 나오는 게 낫죠."

한편 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하게 되면 재입찰을 진행해야 하는데, 페널티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 국영 면세기업(CDFG)이 들어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공항 면세점 '셧다운'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연합뉴스TV 김도헌입니다.

[영상편집 김미정]

[그래픽 성현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김도헌(dohoney@yna.co.kr)

당신이 담은 순간이 뉴스입니다!

ⓒ연합뉴스TV,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