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가 베이징에서 역대급 규모로 열렸습니다.

북중러 정상이 60여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고, 최첨단 무기가 대거 공개됐습니다.

국제부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한 내용 들어봅니다, 강은나래 기자.

[기자]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가 현지시간 오전 9시, 우리시간 오전 10시부터 약 70분간 톈안문 광장에서 진행됐습니다.

시진핑 주석 부부가 직접 망루 앞까지 나와서 26개국에서 온 귀빈들을 맞이했습니다.

귀빈들은 의장대가 사열한 상태에서 레드카펫을 따라 망루에 올랐습니다.

시 주석은 연설에서 "인류는 오늘날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결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은 막을 수 없고, 숭고한 대의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열병식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4만여명의 군인이 동원됐고, 중국의 신무기가 대거 공개됐습니다.

특히, 괌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어 이른바 '괌 킬러'로 불리는 둥펑 미사일의 최신형 모델이 처음 공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 신형 전차와 함재기, 전투기 등 중국이 개발한 4세대 신형 무기도 총출동했습니다.

중국으로선 첨단 기술을 집약한 신형 무기를 과시함으로써 미국과의 군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앵커]

예고만으로도 전 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북·중·러 3국 정상이 나란히 망루에 오르는 장면 어땠습니까?

[기자]

3국의 지도자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탈냉전 이후 66년 만이었는데요.

먼저, 북중러 정상은 톈안먼 망루로 이동할 때부터 나란히 함께 걸으며 담소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이어 푸틴-시진핑-김정은 3국 지도자가 텐안문 망루 중심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기념식을 관람하는 장면이 관영 매체를 통해 전 세계로 생중계됐습니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 장면이 '중국의 반(反)서방 도전장'으로 평가된다"며 "미국의 패권에 도전해 온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선 역사적인 장면"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행사가 열리는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에 "중국이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라며 "희생된 미국인을 기억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항할 공모를 하면서 블라디미르 푸틴과 김정은에게 나의 가장 따뜻한 안부 인사를 전해달라"고 뼈있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첫 다자외교 무대 데뷔전이었고, 딸 주애도 동행했는데 눈에 띄는 모습들이 포착됐습니까?

[기자]

김 위원장은 인민복 대신 검은색 정장에 연한 줄무늬 넥타이 차림으로 열병식에 등장했습니다.

당초 시 주석 복장에 맞춰 김 위원장도 인민복 차림이 예상됐는데, 첫 다자외교 무대인 만큼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양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단체로 망루로 이동하면서 시 주석과 함께 중국 노병들에게 일일이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위원장 방중에서 특히 눈길을 끈 부분이 바로 딸 주애와의 동행이었는데요.

열병식에는 동행하지 않았지만, 부녀 동반 방중 자체가 김 위원장이 주애를 후계자로 낙점하고 국제사회에 공표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다소 이른 후계자 공식화 것을 두고 건강 리스크가 언급되지도 했지만, 오늘 김 위원장은 혼자서 계단도 잘 오르고 거동에는 큰 불편함에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앵커]

김 위원장과 우리 측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기대했던 만남은 없었습니까?

[기자]

적어도 열병식 행사 내에서는 접촉이 쉽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우 의장은 망루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정상들과 멀리 떨어진, 톈안문 정면에서 바라볼 때 망루 왼쪽 끝쪽에 배석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잠시 후 오찬 성격의 리셉션이 열리고 이어 늦은 오후에는 만찬 성격의 문화 공연도 열릴 예정인데요.

김 위원장을 비롯해 귀빈들이 대부분 참석할 예정이라, 우 의장과 짧은 만남이나 인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우 의장은 "만나게 되면 한반도의 평화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에 북중러 정상이 3자 회담도 할까요?

[기자]

북중 혹은 북러 양자 정상회담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습니다.

시 주석은 이미 푸틴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과 회담했고, 러시아 측도 김 위원장 일정 등을 고려해 회담을 논의할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3국 정상회담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중국으로서는 '북중러' 대 '한미일' 신냉전 구도를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게 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가정보원도 현재로서는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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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나래(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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