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좋은 추억'이 있다며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비핵화 집념'을 털어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내세웠는데요.

남측과는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거리를 뒀습니다.

박수주 기자입니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은 어제(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절대로 핵을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오늘(22일)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가 이미 의미를 상실한 개념이라며, 미국이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자신들과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한 달여 앞두고 북미 간 깜짝 회동 가능성이 거론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김 위원장은 나아가 미국과 서방이 달라진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제재와 압력을 가하더라도, 시간은 자신들의 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현재 행사 중인 전쟁 억제력의 제1 사명이 상실된다면 한국과 주변 동맹국들이 곧 괴멸될 것이라며, 그런 위험한 사태 발전을 원하지 않는다고 위협했습니다.

남한을 향해서는 명확하게 선을 그으며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통일할 생각이 전혀 없고 남북이 하나가 될 수 없는 두 개 국가임을 국법으로 고착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가 관계 개선이나 평화 등을 말하고 있지만 본질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고, 흡수통일 야망은 오히려 이전 보수 정권들을 무색게 할 정도라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밝힌 '3단계 비핵화론' 역시 무장해제를 꿈꾸던 전임자들의 숙제장에서 베껴온 복사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깎아내렸습니다.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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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주(sooj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