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된 청년 상당 수가 대포통장을 거래 하려다 변을 당한 것이라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급전을 구할 목적으로, 또는 사채를 썼다 갚지 못해 강압적으로 거래에 나서는 건데요.

그러다 중간에서 돈을 가로채이는 사고가 발생하면 그 돈을 대신 갚으라며 감금과 고문으로 이어집니다.

차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0대 남성 A씨는 지난해 9월 사채를 썼습니다.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지 못하자 업자들은 통장을 거래하는 불법 사이트를 알려주며 캄보디아 출국을 강요했습니다.

<A씨> "못 못 갚으니까 이 업자들이 이제 캄보디아로 출국시키려고 했었거든요.갚으라고.""

범죄 조직들은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으로 얻은 범죄 수익을 세탁하기 위해 대포통장을 구하는데, 통장 명의자들이 자금이 세탁되는 과정을 함께 해야 한다며 캄보디아로 피해자들을 끌어들였습니다.

이 불법 사이트는 캄보디아로 갔다가 돈을 받지 못하면 보상해 주겠다며 특정 업체를 홍보하기까지 했습니다.

A씨는 지인의 만류로 비극을 피했지만, 캄보디아로 떠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A씨> "대개는 출국해서 못 돌아오잖아요. 받을 수가 없죠. 간 사람들이 연락이 하나도 안 돼요."

비극은 한국에 있는 대포통장 모집책이 피해자의 통장에 들어온 범죄 자금을 가로채면서 시작됩니다.

<A씨> "세팅폰이라 그러죠. 하나 더 만들게 하고서 국내 실장한테 주고 출국을 하게 돼요. 제 통장으로 나쁜 돈이 들어오고 이러잖아요. 근데 국내 실장이 그 돈을 가로채요."

범죄조직은 사라진 돈을 갚으라며 통장 명의자들을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 동원하거나, 가족을 협박해 돈을 뜯어냅니다.

일부는 계좌 한개당 수천만원의 수수료를 준다는 유혹에 자발적으로 캄보디아로 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당장 한푼이 급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입니다.

A씨는 "대포통장 판매 처벌을 피하기 위해 '취업 사기를 당해 납치를 당했고, 범죄조직에 감금됐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며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TV 차승은입니다.

[영상편집 김휘수]

[그래픽 윤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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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은(chaletun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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