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봉투를 받았단 혐의를 받는 전현직 의원들이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1심의 집행유예 판단이 뒤집힌 것인데요.

재판부는 결정적인 증거인 통화 녹취록이 위법하게 수집돼 증거능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채희 기자입니다.

[기자]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과 윤관석·임종성 전 의원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의 지지 모임에서 돈봉투를 받거나 전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 왔습니다.

1심에서는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고법은 정당법 위반 혐의를 받는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수사의 단초가 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의 통화 녹취록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며 절차적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이 자신의 알선수재 사건과 관련한 정보만 임의제출하는 데 동의한 것이지 이 범위를 넘어선 정보까지 제출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봤습니다.

앞서 검찰은 이 전 부총장의 CJ계열사 고문 취업을 둘러싼 알선수재 혐의로 조사를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돈봉투 의혹을 발견한 바 있습니다.

게다가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이 전 총장의 사건이 마무리되고 이미 폐기되어야 했을 증거를 가지고 검찰이 뒤늦게 수사를 시작한 점은 적법하지 않다고도 봤습니다.

무죄를 받은 이들은 억지 기소였다며 법원의 판단을 환영했습니다.

<윤관석 /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늘 판결로 인해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 위법한 기소임이 확실하게 명백하게 드러났습니다."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에 대해 법원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업가로부터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노웅래 전 의원도 1심에서 같은 이유로 무죄를 받았고, 돈봉투 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성만 전 의원도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연합뉴스TV 한채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재호]

[영상편집 김 찬]

[그래픽 성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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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채희(1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