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미흡한 대처 등으로 연일 비판받고 있지만, 쿠팡의 독점적 시장 지위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모습입니다.

쿠팡의 고속성장 배경을 들여다보면,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사들이 10년 넘게 영업 제한 규제를 받는 가운데 쿠팡은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반사이익을 누려왔습니다.

오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른 아침 서울의 한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센터입니다.

새벽 배송에 필요한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있지만, 아침에는 가동하지 못한 채 멈춰 서 있습니다.

지난 밤사이 이 센터에 접수된 온라인 주문 건수는 2천 건이 넘는데요.

직원들은 분류 작업을 위해 일찍 출근하지만, 실제 배송은 오전 10시가 넘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이 금지됐는데, 이 때문에 새벽배송과 같은 서비스도 제공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대형마트 PP센터(온라인배송센터) 직원> "(지금 어떤 작업 하고 계신 건가요?) 오전에 배송해야 할 상품을 피킹하는(물류창고에서 꺼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센터의 하루 평균 배송량은 4,800여건인데, 만약 새벽배송 규제가 없었다면 7천 건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대형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 규제에 발목 잡힌 사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쿠팡은 온라인 새벽배송 시장에서 빠르게 규모를 키우며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습니다.

지난 4년간 쿠팡의 매출은 약 세 배로 성장하면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매출 합계를 멀찌감치 따돌렸습니다.

대형마트의 경쟁력 약화는 '홈플러스 사태'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는 지난해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인수자 찾기에 난항을 겪으면서 도미노 폐점이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정연승 / 단국대 경영대학원장·경영학부 교수> "유통산업발전법이 결국 오프라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법인데,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대형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 때문에 직접적으로 영업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규제를 받아왔고 상대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은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법의 영향이 불균등하게, 차별적으로 진행된…"

지난해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온라인 비중이 60%에 육박하며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온라인 중심으로 유통 환경이 급변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려면 10년 넘게 변하지 않은 유통산업발전법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오주현입니다.

[영상취재 장준환]

[영상편집 김건영]

[그래픽 임혜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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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현(viva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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