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운의 왕 단종의 생애 마지막을 그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5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역대 한국 영화 순위 3위로, 지금도 관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더 높은 기록도 기대되고 있는데요.

극장가를 넘어 사회적 신드롬으로까지 번진 '단종 열풍', 그 식지 않는 인기의 배경을 배윤주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 기자 ]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네 이놈! 네 놈이 감히 왕족을 능멸하는가!"

왕위에서 쫓겨난 어린 선왕 단종과 그의 마지막을 지킨 유배지 촌장 엄홍도의 이야기를 그린 '왕과 사는 남자'.

개봉 두 달이 다 되어가도 흥행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습니다.

개봉 47일 만에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매출액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고 7주 차에 1,5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화려한 스케일과는 거리가 먼 중예산 영화가 천만 관객을 사로잡은 건, 단종의 유배라는 역사적 비극을 민초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끌어냈기 때문.

<임효원·김보겸 /서울시 강서구 성북구> "왕좌에 있던 분이 내려오셔서 인간적으로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주시고 그런 와중에 안좋은 끝을 함께 해야 되다보니까 마음이 안타까우면서도 슬프고 화나고..."

<양성순 / 서울시 용산구> "흥미가 있어서 두 번을 봤습니다. 단종의 역사의 슬픈 애사가 아주 가슴 저미게 와닿는 장면이 아주 좋았던거 같습니다."

영화의 여운은 스크린 너머로도 이어지며 이른바 '단종 앓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종의 묘인 '장릉' 방문자 리뷰 페이지에는 '어린 나이에 얼마나 원통했을까', '부디 하늘에서 행복하게 지내시길' 등 천 건 넘는 추모 글이 쏟아지고 있고, 반대로 단종을 몰아낸 세조의 묘 '광릉'에는 수백 개의 별점 테러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 영화 흥행에 힘입어 조선 역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조선왕조실록' 관련 도서 판매량은 개봉 이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특정한 콘텐츠에 대한 몰입이 소비로 이어지는 이른바 '디깅 현상'이 나타난 건데, 전문가들은 영화가 권력자가 아닌 '백성의 시선'에서 역사를 재조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특히 12·3 비상계엄을 계기로 권력의 도덕성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회 현상이 두드러지며 단종 신드롬이 더욱 확산했다는 평가입니다.

<이익주 /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 "계엄 이후에 이 영화가 하나의 생각거리를 던져주게 된 거죠. 옛날에도 부당한 권력은 있었고 그 권력에 의해 탄압받은 사람이 있었고 그렇다면 '내가 이 영화 속 단종을 지켜줘야지' 이런 생각까지 확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극장가에선 뚜렷한 경쟁작 없이 왕과 사는 남자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단종 신드롬'까지 더해지면서 이 영화가 써 내려 갈 새로운 흥행 기록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배윤주입니다.

[영상취재 최승아 장호진]

[영상편집 심지미]

[그래픽 서영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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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주(bo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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