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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풍향계] '행마'냐 '곤마'냐…악재를 대하는 여의도식 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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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여의도풍향계] '행마'냐 '곤마'냐…악재를 대하는 여의도식 방법론
  • 2023-05-15 06:23:07


[여의도풍향계] '행마'냐 '곤마'냐…악재를 대하는 여의도식 방법론










[앵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의도에, 어김없이 크고 작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고 물리는 함수관계 속에서 정당별로, 또는 의원별로 서로 다른 해법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인데요. 










이번 주 '여의도 풍향계'에서 최지숙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상대의 수를 읽고 유기적으로 얽혀 움직이는 생리가 유사한 탓인지, 정치는 흔히 바둑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정치권에서도 묘수(妙手)보다 악수(惡手)나 자충수를 두는 일이 심심찮게 생기다 보니 바람 잘 날이 없는데, 사활을 건 대국(對局)에서 악재를 헤쳐 가는 방식은 저마다 다양해 보입니다.










바둑 용어 중 '행마'(行馬)와 '곤마'(困馬)가 있습니다.










전자는 세력을 펼쳐 돌을 놓는 것이고, 후자는 쫓기거나 둘러싸여 위태로운 처지를 일컫는데요. 










각각 설화와 사법리스크를 마주한 여야는 곤마를 수습하고 길을 트기 위한 '사통오달'(四通五達)의 수를 찾아 나섰습니다. 










우선 국민의힘이 택한 방법은 '정면돌파'. 










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 등 일부 지도부의 설화가 잇따르자, 확전 차단을 위해 당 윤리위원회가 가동됐습니다. 










지난 8일, 윤리위는 한 차례 징계 결정을 미루고 '정치적 해법'을 거론했습니다. 










<황정근 /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지난 8일)> "만약에 어떤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입니다."










사실상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압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 당사자들의 선택은 갈렸습니다. 










고심을 거듭하던 태 전 최고위원은 당의 기류에 따라 '일보 후퇴'를 택했습니다. 










<태영호 / 국민의힘 의원(지난 10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큰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반면 김 최고위원은 사퇴 없이 침묵을 지키며 '버티기'에 들어갔고, 내년 총선 공천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황정근 /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지난 10일)> "당원 징계 심의 의결의 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 당원 김재원 최고위원 당원권 정지 1년, 당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 당원권 정지 3개월."










불씨가 남았다고는 하지만, 이번 사태 수습은 일단 행마를 향한 포석을 깐 것으로도 보입니다. 










두 사람의 징계 사유는 이렇습니다. 










'5·18 정신 헌법수록 반대',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 등 발언을 한 김 최고위원은 사실관계 왜곡과 국민통합 저해, 당의 명예 실추가 그 배경입니다. 










또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는 등의 발언과 녹취록 파문으로 논란이 된 태 전 최고위원 역시 통합 저해와 당의 명예 실추가 주된 사유가 됐습니다.










앞서 당내 일각에선 '비위 행위도 아닌데 징계 수위가 과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일단 위험을 먼저 빠져나온 덕에 국민의힘은 전열을 재정비 하는 동시에, 대야 관계에서 명분을 챙겼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기현 대표는 윤리위 결정 다음날 대국민 사과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지난 11일)> "민심을 나침반으로 삼는 국민의힘이 되겠습니다.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을 넘는 도덕 상실증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취임 직후 이어진 돌발 악재에 흔들리던 리더십도, 다시 회복의 길을 모색하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에 이어 '돈봉투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명계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까지 터지며, '검찰발 회도리치기' 앞에 그야말로 궁지에 몰렸습니다.










앞서 탈당 선언 후 조기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검찰 자진 출두에 나섰습니다. 










<송영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2일)> "인생은 새옹지마입니다. 비겁하게 살지 않겠습니다. 주변 사람 대신 저 송영길을 구속 시켜주시길 바랍니다."










소환통보 없는 '셀프 출석'에 소위 '입구 컷'을 당했지만, 일단 결백을 강조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됩니다. 




 




가상자산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김남국 의원은 초기, 소극적이거나 불충분한 해명으로 오히려 의혹을 키웠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내에서도 '처음부터 솔직하게 얘기했어야 한다'거나 '부적절하다는 국민의 평가를 살펴야 한다'는 등 비판이 이어졌고,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김 의원은 최근 스스로 강력한 진상조사를 요청했습니다.










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에게 가상자산 매각을 권유하고 자체 진상조사팀을 꾸린 상태입니다. 










<권칠승 /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지난 10일)> "투명하고 신속한 진상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 가상자산을 공직자 재산 신고에 포함시키는 제도 개선을 하겠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국회 상임위 회의 중 가상화폐를 거래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 이재명 대표는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돈봉투 의혹이 불거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한 발 늦은 대응이 이뤄졌다는 비판론 속에, 당내 위기감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첫 쇄신 의원총회 등에선 당이 절박하고 중대하게 사안을 다뤄야 하며 엄정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비명계에선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결단에 약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와 맞물려 곤마를 벗어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쇄신책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대국을 마치면 승패를 판가름하기 위해 집 수를 헤아리는 '계가'(計家)를 합니다. 










정치권에선 민심의 득표를 확인하는 내년 총선이 계가가 될 텐데요. 










무당층 확산 속에 내년 총선은 어느 한 쪽의 압도적 승리보다는, '반(半)집'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정면돌파나 일보 후퇴, 선제공격 등 여의도의 생존법은 서로 다르지만 악재를 뚫고 나갈 묘수가 그리 멀리 있진 않아 보입니다. 










'꼼수' 대신 '정석'(定石)대로 대국에 임한다면, 진솔한 노력이 국민의 마음을 반집 더, 끌어올 것입니다.










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 (js173@yna.co.kr)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태영호 #김재원 #김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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